중국 이야기

월병과 김치 (중국)

평화 강명옥 2006. 1. 17. 00:13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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우리나라에 한과가 전통적인 다과류를 대표하는 것처럼 중국은 월병이 그 자리를 차지하고 있는 듯 하다. 월병의 속 재료는 녹차, 단팥, 연근, 땅콩, 당근 등 아주 다양한데 그 속이 무척 달다는 것이 공통점이다.


요즘 그 월병의 값이 뉴스가 되고 있는데 이유는 작은 도너츠만한 크기의 월병을 각각 화려한 포장으로 싸고 그것을 전체 포장으로 싸서 선물용으로 무척 비싼 값에 팔고 있기 때문이다.

우리나라에서는 음력 팔월 보름을 한가위라고 해서 명절로 크게 즐기지만 여기 중국에서는 그에 대한 특별한 의미를 부여하고 있지는 않다고 한다.

 

그럼에도 추석 선물인지 월병 선물이 들어왔다. 그리 비싸지 않은 보통 가격의 것이라 부담 없이 먹었다. 아마도 대부분의 선물이 이 월병이 아닐까 싶다. 나 역시 어딘가에 선물을 해야한다면 한국에서 한과를 선택했듯이 월병을 선택할 생각이니...

내가 받은 선물 특히 추석 선물중의 가장 인상 깊었던 것은 김치 한 통이었다. 결혼 전에 태국 해외사무소에 부소장으로 파견되었을 때 추석을 맞이한 적이 있다. 추석 전날 덩그러니 큰집에 혼자 앉아 있는데 누군가 초인종을 눌렀다.

 

올 사람이 없는데 이상하다 싶은 생각을 하면서 문을 열었더니 참사관부부가 김치통을 들고 찾아온 것이었다. 내가 혼자 있을 것이 마음이 쓰여서 먹으라고 새로 김치를 담근 것을 가져왔다는
것이었다.

반갑게 차를 대접하고 담소를 나누고 부부가 돌아갔을 때 여러 가지 생각을 했었다. 사실 당시 나는 외교부 산하기관의 직원이라 그렇게 높은 직위의 외교관이 신경을 쓸 만 한 위치에 있지 않았다. 아마도 같은 교회에 다니는 성도였기 때문에 그렇게 마음을 써 주었으리라 짐작이 되었고 무척 고마왔다. 그리고 그 해 추석은 그 김치 한 통으로 꽉 찼었다.

(2003. 09. 07. 씀)


It was only a brief little note,
Or a word that was prayerfully spoken,
Yet not in vain, for it soothed the pain
Of a heart that was nearly broken. - Anon
짧게 쓴 몇 줄
혹은 기도하듯 말해준 한 마디일 뿐이었지만
헛되지 않았으니
찢어질 듯한 마음의 고통을 달래주었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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