중국 이야기

지구촌의 나그네 (중국)

평화 강명옥 2006. 1. 17. 00: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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그동안 몇 번 부인들 모임에 나갔다. 나야 이번이 처음이지만 다른 사람들은 몇 번씩 외국에서 생활한 경험들이 있는 터라 하는 이야기들이 흥미로웠다.

외교관과 가족들은 거의 3년 단위로 외국과 고국 생활을 하게 된다. 그러다 보니 보통 사람들처럼 한 곳에 정착해서 사는 것이 아니라서 어디 가서 2년쯤 지나면 벌써 다른 곳에 가고 싶은 생각이 든다고 한다. 이야기를 듣다보니 현대판 유목민이로구나 하는 생각이 들었다. 지구 곳곳을 떠돌아다니는, 그리고 항상 정착이 아니라 떠날 준비를 해야하는...

공통의 문제는 자녀들의 학업과 진로 문제였다. 거의 외국에서 생활하다 보니 자연히 국제학교를 다니게 되고 한국보다는 외국으로 대학을 가는 경우가 많고 결과적으로 직업도 생활터전도 외국이 될 가능성이 높단다.

물론 외국 생활을 오래 한 학생들을 대상으로 한 특례입학제도가 있기는 하지만 그 제도를 통해 모두 대학에 들어갈 수가 없다. 그러다 보니 학교 공부 외에도 특례과목인 국어와 수학을 공부하기 위해 과외교습을 받거나 학원을 다닌다. 교민이 많은 곳일수록 학원의 숫자와 실력이 비례한다고 한다. 한국과 마찬가지로 여기서도 부인들 모임의 최대 화제는 아이들의 대학입학이었다.

외교관들이 대외적인 국가 업무에 바쁠 때 그 뒤에는 싫든 좋든 뒷받침을 하는 부인들의 수고가 많다는 것을 새삼 깨달았다. 외관상으로는 화려해 보이는 외교관 생활이지만 실상은 거의 평생을 지구 곳곳을 떠돌아 다녀야 하는 고달프다면 고달픈 생활이다.

어느 한 부인 말이 세월이 가면 짐 싸고 푸는 실력이 나아질 줄 알았더니 가는 곳마다 환경이 틀려 늘 서툴다고...남들은 평생 그리 여러 번 하지 않는 이사를 매 3년마다 하니 그것도 보통 일이
아니다. 한 부인 왈 중국에 와서 음식이 맛이 있어 먹다보니 짧은 기간에 체중이 불어 옷이 맞지 않았는데 집을 구하고 부친 짐이 도착해서 풀고 정리하다보니 도로 다 빠졌단다.

그럼에도 힘든 점보다는 여러 나라를 경험하고 많이 배우는 것이 좋다고 결론을 내는 모습들에서 이들은 프로구나 하는 생각을 했다.

사십 중반에 이 지구촌 나그네 생활을 시작한 나는 앞으로 몇 나라나 얼마 동안이나 하게 될까?

(2003. 09. 04. 씀)


Exceeding great and precious
Are the promises of God,
Inscribed in golden letters
In the pages of His Word. - Cockrell
무한히 광대하고 고귀한 것
그것은 하나님의 약속.
성경의 갈피마다
금으로 새겨 놓으신 그 약속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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