중국 이야기

북경한인교회 (중국)

평화 강명옥 2006. 1. 16. 23:58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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중국에 와서 처음으로 교회에 예배를 드리러 갔다. 교회 건물이 없고 예배인원은 많아서 호텔을 빌려 예배를 드리는 북경한인교회로 현재 교인수가 제일 많다는 곳이다.

호텔에 도착해서 어느 쪽 건물인가 둘러보며 가는데 호텔의 안내인인 서양인이 대뜸 한국교회를 찾느냐고 묻더니 방향을 일러주었다. 예배시간이 막 지나서인지 많은 한국 사람들이 서둘러 건물 안으로 들어서고 있었다.

큰 홀에서 몇 백 명의 교인이 모여 예배를 드리고 있었고 옆의 작은 룸에서는 중.고등부 예배가 진행되고 있었다. 교단 앞쪽에 큰 스크린이 설치되어 있어서 순서와 찬송가 가사 등을 계속 보여주고 있는데 특이한 것은 설교자가 목사님이 아닌 선생님이라는 것이었다.

 

그 의문은 교회소식 소개 시간에 풀렸는데 교회가 중국당국의 허가를 받고 집회하는 것으로 외국인만이 다닐 수 있다는 안내를 하는 것이었다. 목사님이라는 용어를 쓸 수 없게 되어 있어서 선생님으로 호칭을 부르는 것이었다.

예배를 드리는 동안 기쁨과 함께 저절로 8년 전의 태국 생활이 떠올랐다. 당시 태국한인교회도 30년이 넘는 역사와 7백 명에 가까운 교인이 있음에도 몇 년 동안 근무하고 돌아오는 주재원 교인이 많아서인가 교회건물이 없어 호텔을 빌려 예배를 드렸었던 것이다. 내가 해외근무를 끝내고 한국에 돌아온 2년 후에 태국한인교회가 큰 건물의 한 층을 매입해서 교회 건물을 마련했다.

교민이 아주 많아 교회 역시 많은 미국을 제외하고는 해외한인교회의 모습이 다 이렇게 비슷비슷하지 않을까 하는 생각이 들었다. 교회 역사 이제 10여 년 남짓인 북경은 이 교회를 제외하고는 많은 교회가 세워지고 있지만 아직 교인 수가 그리 많지 않다고 한다.

교회 홈페이지가 청년부 홈페이지로 운영이 되고 있는데 그 이름이 21세기 교회로 되어있다.(http://www.church21c.com) 결국 이 교회와 계속 세워지고 있는 교회들이 장차 복음화 될 이 많은 인구를 가진넓은 땅의 전초기지가 될 것이라 생각하니 여러 가지로 감개무량했다.

이미 경제를 풀어놓은 중국의 정치가 종교까지 풀어놓는 날이 온다면 아마도 사람들이 물밀 듯이 교회로 쏟아져 들어올 것이다. 이미 예배가 드려지고 있는 이 땅에서 중국인들의 예배가 드려지는 그 날이 얼마나 당겨질 것인가는 믿는 자들의 기도에 달려있다 생각하니 무척 마음이 다급해지는 느낌이었다.

그리고 근 반 년 만에 남편과 함께 드리는 예배는 역시 행복하였다.

(2003. 09. 02. 씀)


Worry casts a big shadow behind a small thing.
걱정은 조그만 일 뒤에도 큰 그림자를 드리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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