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런저런 생각들

하인스 워드의 소명

평화 강명옥 2006. 4. 10. 02:14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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북미프로미식축구리그(NFL)의 스타 하인스 워드가 방한한 이후 매일 뉴스의 촛점이 되고 있다. 신문을 보며, TV 뉴스를 보며, 그리고 대담에 나온 하인스 워드를 보며 여러 가지 생각을 하게 되었다.

 

무엇보다도 하인스 워드는 그 자신이 성실하게 열심히 산 결과로 오늘의 명성과 부를 얻었고, 자신을 위해 희생한 어머니에게 효도를 하였다. 미국 사람들에게는 뛰어난 운동실력으로 기쁨을 주었는데 우리 한국 사람들에게는 우리 사회 전체의 의식을 높여주는 중요한 도약대가 되어 주었다는 생각이다. 물론 어려운 입장에 처해 살아온 한국이 혼혈인들에게 큰 용기와 비전을 주었다는 것도 빼놓을 수가 없다.

 

그나마 전쟁을 겪으면서 모두 다 뒤집어진 덕분에 양반·상놈이 없어져 망정이지 우리 사회가 얼마나 출신지 따지고, 집안 따지고, 인물 따지기 좋아하는 까다로운 사회인가. 오죽하면 전 세계에서 화교가 제대로 정착 못한 유일한 국가라는 이야기를 듣고 있는가.

 

먹고 살만해지기 시작하면서 우리가 예전에 미국으로, 일본으로, 서독으로 기회를 찾아 떠났던 것처럼 동남아에서, 동구에서, 아프리카에서 사람들이 몰려오고 있어 제3국 노동자들이 부쩍 늘어난 것이 벌써 꽤 되었다. 초창기의 여러 부작용(저임금, 학대 등)을 극복하고 이제 정착이 되어 가고 있는 듯 하다.

 

더하여 늘어나는 농촌 총각들의 결혼이 늦어지면서 중국, 베트남, 필리핀, 동구, 러시아로부터 신부들을 구해 결혼하는 국제결혼의 비율이 급속도로 높아지고 있다. 그 국제결혼에서 태어난 2세들에 대한 삶과 교육에 대해 부쩍 관심과 지원이 늘어나고 있다.

 

결혼이민자 가구의 52.9%가 최저생계비 이하 가구이고, 23.6%가 건강보험이나 의료급여를 받지 못하고 있는 실정이다. 또한 현재 초중고에 재학하고 있는 '결혼이민자 자녀' 6000명이 넘는다고 하는데 언어나 교육 환경에서 뒤떨어진 혼혈학생들이 이 땅에서 태어났음에도 자연스럽게 그 미래가 그리 밝지 못하게 자라게 될 가능성이 높다.                 

 

이러한 상황에서 하인스 워드의 삶과 성공, 그리고 늘 싱글싱글 웃는 그 미소가 결혼이민자 자녀에 대한 여러 가지 지원 정책에 대한 입안을 서두르게 하는데 큰 도움이 되었다.

 

정부가 빈부격차·차별시정위원회 주관으로 교육인적자원부 법무부 보건복지부 여성가족부가 참가한 가운데 ‘혼혈인 등 소수인종 사회통합대책’을 확정하려고 하며,‘국제결혼 가정에 대한 차별 금지법’의 제정도 추진된다고 하는데 그 내용은 다음과 같다.

 

< 혼혈인 등 소수인종 사회통합대책 >

ㅇ 한국인과 사실혼 관계에 있는 외국인을 부모로 자녀에게 국적 또는 영주권 부여
ㅇ 이들의 외국인 부모에게 국적이나 영주권 부여
ㅇ '혼혈인'이라는 용어를 '결혼이민자의 자녀'로 변경
ㅇ 고용, 교육, 공공시설 이용, 법과 정책에서의 차별을 금지하는 '혼혈인 차별 금지법' 제정
ㅇ '결혼이민여성 1366센터' 개설(6개언어로 연중 24시간 전화상담 가능)
ㅇ 한국어교재, 모성보호교재, 종합정보자료, 환영메시지 등을 담은 '인포메이션 키트' 제공
ㅇ 자활지원 및 긴급지원
ㅇ 외국인근로자나 결혼이민자 자녀가 많은 지역의 초중고교에 한국어반 개설
ㅇ 전문기관에서 정체성 확립을 위한 심리치료와 가족상담 할 기회 제공

 

< 국제결혼 가정에 대한 차별 금지법 >

ㅇ 대학입학 일정 비율 할당제
ㅇ 학습장애아 특별교육 확대 및 최저생계층 자녀를 위한 보육센터 운영 등
  
TV에 비친 하인스 워드의 얼굴을 보면서 든 생각이  '하인스 워드가 반은 한국인으로 태어나 한국에 크게 기여했구나, 단일 민족에 대한 자부심을 배우며 자란 한국인들의 의식을 바꾸는데 결정적인 작용을 하였구나, 이것이 그의 소명이었구나' 하는 것이었다. 

 

TV 토론에서 어느 주부가 전화로 한 이야기가 기억에 남는다. 30년 전 미국에서 두 살배기 조카를 데리러 유아원에 갔을 때 선생님이 말도 제대로 못 알아듣는 아기들에게 여러 인종의 사람 얼굴을 그려 놓고 가르쳤다는 'Difference is beautiful.'이라는 말이다.

 

어느새 다인종, 다문화 시대에 들어서서 앞으로 단일민족이라는 자랑을 하루빨리 버려야 하는 우리 시대가 함께 어울려 살아가며 배워야 할 중요한 개념이라는 생각이 든다.

 

앞으로 펄벅 재단과 협의하여 어머니 이름으로 '결혼이민자 자녀'들을 위한 장학금을 내놓겠다는 약속을 한 하인스 워드는 앞으로도 많은 일을 할 것이라 보여지며 이 세상에 온 '소명'을 더욱 잘 이루어 갈 것이라는 믿음이 간다.

 

 

The gospel is sent to break hard hearts and to heal broken ones. 
복음서는 강퍅한 마음을 녹이고 상처받은 이들을 치유하기 위해 세상에 보내졌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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