학생들에게 '부모님 소원 들어드리기' 숙제를 내주었다. 부모님들께 소원을 여쭈어보면 틀림없이 공부나 열심히 하라는 말씀을 하실 터인데 당장 해드릴 있는 것을 다시 확인해서 해드리고 그 내용을 보고서로 써오라고 하였다.
그리고 다음 강의 시간에 한 사람씩 나와서 보고서 내용을 발표하도록 하였다. 보고서 제출로 끝날 줄 알았다는 학생들은 평소와는 다르게 다소 어색한 모습으로 학생들 앞에서 자신들이 한 '소원 들어드리기'에 대한 이야기들을 하였다.
부모님들이 한결같이 공부나 열심히 하라고 해서 재치 확인을 하였다는 이야기가 많았고 기쁘게 '작은 소원'에 대해 말씀들을 하셨다고 한다. 그렇게 해서 학생들이 한 숙제는....
ㅇ 부모님 피로 덜어드리기 : 안마, 발 씻겨 드리기 등
ㅇ 집안일 돕기 : 자기 방 청소, 가족 방 청소, 빨래, 설거지, 이불빨래
등
ㅇ 음식 만들어 대접하기 : 김밥, 김치찌개, 고등어조림, 갈치조림, 김말이 등
ㅇ 부모님과 함께 하기 : 등산,
산책, 대화, 일 돕기, 함께 저녁 먹기 등
ㅇ 형제와 화목하게 지내기 : 어린 동생과 놀아주기, 동생과 대화하기, 동생 잘못 용서하기
ㅇ 방문하기 : 고모, 할머니, 할아버지 산소 등
ㅇ 부모님께 편지 쓰기, 전화 드리기
ㅇ 태도 고치기 : 일찍
일어나기, 일찍 귀가하기, 용돈 아껴 쓰기, 공부 열심히 하기 등
학생들은 처음에 왜 이런 숙제를 내주는지 당황스러웠다는 이야기부터, 정말 오랜만에 부모님과 대화를 하였다는 이야기, 그리고 부모님들이 정말 작은 것에 기뻐하신다는 것을 알았다는 이야기, 어머니가 하시는 집안 일이 그렇게 힘든지 몰랐다는 이야기, 앞으로는 자주 도와드려야겠다는 이야기 등을 하였다.
진지하게 숙제를 해온 발표도 듣고, 또 진솔하게 써 온 보고서들을 읽어보며 새삼 학생들의 마음씨들이 참 순수하다는 것을 느꼈다. 학생들이 기특하다는 생각을 하며 가정에서의 사랑과 대화가 사회 생활의 기초가 된다는 것을 알게된 것만으로도 대 만족이다. 보면 볼수록 이뻐보이는 학생들이다.
Live to give.
베푸는 삶을 살라.
'일하며 느끼며' 카테고리의 다른 글
사무실에서 (0) | 2006.06.08 |
---|---|
사막에서 살아 나오는 사나이 (0) | 2006.05.26 |
강의 첫 날 (0) | 2006.03.14 |
다시 시작하는 강의를 위하여 (0) | 2006.01.21 |
간구합니다 (0) | 2006.01.10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