살아가노라니

남산 케이블카

평화 강명옥 2006. 12. 24. 06:57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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서울에서 태어나 서울에서 내내 살았으면서도 남산 케이블카를 처음 타봤다.


퇴근 후 남편을 만나 집에 가는 길에 드라이브 겸 남산 쪽으로 지나가다가 눈에 뜨이는 음식점을 들어가게 되었다.

왕돈까스집들이 죽 늘어서 있는데 호기심도 생기고 맛도 궁금했다.


다른 곳의 왕돈까스와 별 차이가 없었는데 특이한 것은 자리에 앉자마자 탁자에 가져다 놓은 물김치였다.

냉면 그릇만한 커다란 대접에 역시 커다란 배춧잎과 무우가 담겨있었는데 맛이 시원했다.

그리고 크림수프는 갑자기 30년 전 대학가 앞의 레스토랑에서 ‘정식’을 먹는 듯한 느낌이 들게 하였다.


저녁을 먹고 나와 집으로 가다가 그냥 가는 것도 섭섭하다고 해서 케이블카를 타보자고 했다.

평일이어서 저녁 늦게까지 하려나 했는데 시간이 넉넉했다.

케이블카 운행시간은 오전11시부터 밤11시까지였다.

계속 늘어나는 사람들과 줄을 서서 기다리다가 꽉 찬 상태에서 남산으로 올라갔다.


역시!

서울은 야경이 멋있고 보기 좋다는 것을 새삼 느꼈다.

이제는 N타워라고 이름이 바뀐 남산타워 부근을 한바퀴 돌며 서울의 야경을 감상했다.


낮에 보는 것과는 확실히 그 느낌이 달랐다.

거리를 채우며 달리는 차량행렬은 서울의 등불이었고 돌아가며 서 있는 한강다리들도 또 하나의 전등이었다. 


남산 바람은 추운 날씨에도 춥다기보다는 상쾌한 기분을 느끼게 하였다.

한쪽에 만들어 놓은 산타썰매와 선물꾸러미 장식들은 사진을 찍는 사람들의 배경이 되었다.

언제 한번 걸어서 남산을 올라보자는 이야기를 하며 다시 케이블카를 타고 내려왔다.


남산이 항상 옆에 있어서 좋은 줄도 모르고 무심했었구나 하는 생각을 하였다.

낯선 곳에 갈 때는 구석구석 찾아다니면서도....

남산이 문득 마음에 들어온 날이었다.



As you mind your earthly duties, keep heaven in mind.

세상일에 종사하면서 항상 천국을 생각하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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