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런저런 생각들

1000원의 원칙

평화 강명옥 2001. 12. 6. 20:32
반응형
SMALL
시내 중심가를 걸어다니거나 지하철을 타다 보면 구걸하는 사람들을 많이 만나게 된다.

대부분 몸이 온전치 못한 사람들이고 가끔 신문 기사에는 이들이 조직이 있어 그야말로 조직적으로 구걸을 시킨다고 한다. 심지어는 이들의 벌어들이는 수입을 그 조직이 갈취한다는 기사도 본 기억이 있다. 그러나 어찌하였건 구걸이 그 온전치 못한 사람들의 먹고사는 방법이니 그냥 넘어가기가 어렵다.

구걸하는 사람들을 보면 무조건 1000원씩 주기로 마음먹은 것은 아주 오래 전이다.
살다보면 작은 돈이라도 적선할 기회가 별로 없는 것도 사실이다.

예전 동숭동 사무실에 근무하던 시절에 아침 저녁 출퇴근시 마음에 걸리는 일이 있었다.

지하철에서 나와 사무실 쪽으로 걷다 보면 언제나 그 자리에 앉아 있는 60대 노인 곁을 지나치게 되는데 영 마음이 편치가 않았기 때문이다. 하반신 불구로 아무 표정이 없이 바위처럼 앉아 있는 모습을 꼬박꼬박 하루 출퇴근시 두 번씩 보면서 많은 부담을 느꼈다.

출근 초기 1000원을 몇 번 넣었는데 나의 1000원 원칙을 어떻게 적용해야 할지 고민스러웠기 때문이다. 그래서 월급 탈 무렵 한번씩 넣고 마음이 영 불편해지면 넣곤 했다.

몇 달 전부터 명동으로 출근을 시작하고부터 또 비슷한 일이 일어났다. 아침저녁 출퇴근하면서 건너게 되는 명동지하보도 양쪽에 같은 사람이 늘 그 자리에 앉아 있는 것이다.

보기에 민망할 만큼 온전치 못한 몸으로 앉아 있는 두 사람을 보노라면 그저 한숨과 '저들의 마음이라도 평안하게 하시기를' 기도하며 지나치곤 한다.

아무래도 이번에도 1000원의 원칙을 적용해야만 할 것 같다.
한 달에 한번 적선하고 그래도 영 마음이 불편하면 해야될 것 같다.

For every minute you are angry, you lose sixty seconds of happiness. 당신이 화를 내는 매 일분마다 60초 동안의 행복을 잃는 것이다

반응형
LIST

'이런저런 생각들' 카테고리의 다른 글

천사표 시어머니가 쓰신 詩  (0) 2001.12.11
아이 없는 福  (0) 2001.12.07
운전에 관한 일화 - 운전치  (0) 2001.12.06
건망증...  (0) 2001.12.06
수집癖 그리고 '아무것도 못버리는 사람'  (0) 2001.12.06