사회에 대하여

할머니 어디가 아프세요?

평화 강명옥 2007. 5. 26. 20:36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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몇 년간 해외에 나간답시고 그리고 이런 저런 일로 교회에서 매달 가는 의료봉사에 참여하지 못했었다. 이번 주일에 정말 몇 년 만에 함께 하였다.


교회에서는 인근 지역의 사회복지관에 가서 내과, 치과, 안과, 정신과, 한방 등의 진료를 하고 5일분의 약을 준다. 찾아온 분들이 약을 기다리는 동안 전도팀이 함께 이야기도 나누고 말씀도 나누고 기도도 함께 하는 것이다.


사회복지관에 노상 나와서 점심도 들고 시간을 보내시는 어르신들이 대부분으로 보통 혼자 사시는 분들이 많다.


“할머니, 어디가 아프세요?”


옆에 앉아 손을 잡고 질문을 던지면 마치 딸에게 하듯이 여기저기 말씀들을 하신다. 허리 아프고 다리 아프고 소화가 안 되고.....


“아드님이나 따님은 자주 찾아오나요?”


이 대목에서는 다들 말씀들이 없어지시거나 흐려지신다. 그 얼굴의 쓸쓸함이란...


두런두런 이런 이야기 저런 이야기 나누다가 약이 나올 때쯤 몸의 건강과 마음의 평안을 위해 기도를 드린다. 여기저기 통증이 많다보니 파스는 약에 필수적으로 드리는 덤이다.


가시면서 몇 번이고 돌아보며 고맙다고 하시는 분들의 약하디 약한 모습에서 자신을 거의 다 태우고 조금 남은 심지로 깜박거리는 촛불이 느껴진다. 그리고 가슴 한  켠이 아릿해져온다.


급속히 고령사회로 들어섰으나 부모를 직접 모시는 풍토가 많이 바뀐 것이 요즘의 우리나라 세태이다 보니 ‘혼자 사시는 어르신’들이 늘어나고 있다. 노후에 대한 준비에 대해 여러 이야기가 있지만 특히 ‘혼자 잘 살기’에 대한 것도 더불어 함께 고려되어져야 할 것 같다는 생각이 더욱 든다.


십 몇 년 전 일본이 고령사회에 접어들어 사회의 부담이 늘어나고 청년층이 없어 걱정이라는 이야기를 들었을 때는 먼 남의 이야기라고 생각했었다. 그것이 이제는 바로 우리의 문제가 되었다.

 

오래 사는 것에 더하여 건강한 모습으로 즐겁고 기쁘게 오래 살아야 하는데 이제 오십줄에 들어서는 우리도 모임에서 자주 오래 화제가 되는 것이 병과 약에 대한 것이다.


어느 권사님이 하늘나라 갈 때 병으로 고생하지 않고 자는 듯이 데려가 달라고 하는 것이 기도 제목 중의 하나라고 하였다. 사는 것도 잘 살아야 하지만 떠나는 것도 잘 떠나야 한다는 이야기도 자주 들린다.


앞으로 힘닿는 대로 봉사활동에 참여해야지 생각하며 여러모로 마음이 무거웠던 주일이었다.



Worry is a burden that God never meant for us to bear.

염려란 짐은 하나님이 우리더러 지라고 주신 것이 결코 아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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