사회에 대하여

폭동이 나지요, 폭동이...

평화 강명옥 2007. 5. 31. 10: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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한달 여전 세무서로부터 한 장의 통지문이 날아왔다.

‘이중근로소득에 대한 종합소득세 확정신고 안내’였다.


나한테 무슨 이중소득이 있다고 이런 걸 다? 통지문에 적혀 있는 담당자에게 전화를 걸어 물어보았다. 처음에는 출판사를 만든 것 때문에 그런가 싶었는데 한참을 통화한 후에야 작년 근로소득에 대한 이야기란 것이었다. 월급 외에 기타 소득이 있어서 신고를 해야 한다고 한다.


기타 소득이래야 학교 강의료와 특강료 등이고 그것은 사전에 세금 제하고 받은 것인데 새삼 무슨 소득신고를 하느냐고 물었다. 기타 소득이 300만원이 넘으면 신고해야 한단다.


그래서 강의 나간 대학들과 기관에 연락해서 기타소득 원천징수 서류를 받았다. 담당자 말로는 국세청에 홈택스 가입이 되어 있으면 집에서 직접 신청하면 된다고 하였지만 확실히 하기 위해 세무서에 갔다.


세무서의 종합소득세 신고 장소는 회의실이었는데 들어서니 입이 벌어질 정도로 북새통을 이루고 있었다. 회의장 벽을 따라 컴퓨터들이 늘어서 있고 세무서 직원들이 일일이 작업을 해주고 있었다. 가운데에는 번호가 붙어 있는 의자 37개가 세 줄로 늘어서 있는데 자리가 빌 때마다 자리를 이동하느라 부산스러웠다.


입구 쪽에서는 홈택스 가입이 안 된 고객을 위해 가입을 안내해주는 직원이 별도로 배치되어 있었다.


물어보니 기타 소득만 신고하는 것이 아니라 모든 소득을 합산해서 신고해야 된단다. 내가 가져온 서류는 기타 소득에만 해당되는 거여서 나머지는 어디서 알아봐야 되냐고 했더니 소득과로 가면 확인해준단다.


소득과로 가서 직원에게 요청하여서 근로소득 원천징수증, 학교강의료에 대해 별도로 확인을 받았다. 알고 봤더니 정식 강의료는 근로소득으로 들어가고 특강료, 계절학기 강의료는 별도로 기타 소득으로 분류되어 있었다.


세무서 사무실은 한두 명 빼고는 모조리 종합소득세 신고 도우미를 하느라 텅 비어 있었다.


확인해준 서류를 들고 다시 회의실로 가서 줄을 섰다가 의자 대열에 합류를 하였다. 연신 새로 들어서는 사람들과 물어보는 소리로 시끌시끌한데 안내하는 직원의 말이 들려왔다.


“그렇게 하시면 폭동이 나지요, 폭동이..여기 오신 분들 중 바쁘지 않으신 분이 있나요?”


어떤 사람이 바쁘니 먼저 하게 해달라고 하는 데 대한 직원의 대답이었다.


나 역시 37번에서 1번까지 의자를 옮겨 앉는데 1시간이 걸린다는 이야기에 한숨부터 나왔었다. 내가 의자에 앉기까지 여기저기 물어보고 확인하느라 왔다 갔다 하며 쓴 시간이 벌써 30분 이상이 지난 상태였다.


한 칸 또는 두 칸씩 허리만 들어서 옮겨 앉기를 한 시간여....드디어 내 차례가 되어 컴퓨터 앞에 앉았다. 근로소득 모두, 기타 소득 모두 그리고 공제내역까지 확인해가며 열 번도 더 넘는 화면이 바뀌면서 필요한 사항들을 입력하였다. 물론 세무서 직원이 일일이 확인을 하며 입력을 한 것이었다.


중간에 장례비 감면, 이사감면 조항이 나와 그것에 해당된다고 하였더니 관련 책자를 가져다가 찾아보고는 해당이 안 된다고 하는 것이었다. 매년 연말에 세법이 개정되어서 관련 책자를 새로 만들고 그에 따라 소득신고를 받고 세금정산을 하는 것이라고 한다. 


다음부터는 스스로 하시라며 당부를 하는 직원에게 혼자 처리하는 것이 그리 쉽지 않을 것 같다고 했더니 직원이 동의한다. 직원 말로는 거의 전 직원이 아침부터 저녁 퇴근시간까지 종합소득세 신고 도우미를 하고 그 이후에는 본래의 업무 처리를 하느라 매일 야근이란다.


왜 이렇게 복잡하냐고 물었더니 매년 세법이 바뀌는데다가 전자행정은 선진적으로 만들어놨는데 사용하는 국민들이 따라가지 못해서라고 한다. 특히 부동산등기신고는 법무사가 하는 걸로 알면서 세무신고는 무조건 세무서에서 처리해주는 걸로 인식이 되어 해결이 안 난다는 이야기와 함께.


출근 시간에 가서 신고를 끝내고 세무서를 나서니 오전 시간이 다 갔다. 평소 일 처리하는 것이 그리 둔하다고 생각하지 않은데도 불구하고 세금신고는 어렵고 시간 걸리고 복잡했다. 시민들에게도 세무직원들에게도 편한 그런 좋은 방법은 도저히 찾을 수 없는 것인지 모르겠다.


Where God guides, He provides.

하나님은 인도하시며 모든 것을 공급해주신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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