에티오피아 이야기

<Give me money!> and <Give me choloate!>

평화 강명옥 2007. 10. 10. 18:18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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여러 군데의 보건소와 보건지소를 돌아보고 난 오후에 지역에서 특별한 환영 세레머니를 준비했다고 해서 참석하였다. 우리나라로 치면 읍에 해당하는 곳이었는데 호텔 레스토랑에 초대를 한 것이었다. 호텔은 작은 음식점보다도 작은 곳이었는데 그 지역 공무원과 촌장, 그리고 마을 유지들을 비롯해서 40여명에 가까운 사람들이 모여 있었다.


기관을 방문하면서 그랬던 것처럼 남성들과는 악수를 하였는데 여성들이 볼에 인사를 하기 시작해서 여성들과의 인사가 끝나기까지 볼 인사를 계속하였다. 자리를 잡고 앉자 특별한 손님에 대한 환영을 한다며 보건지소에서 대접을 받았던 ‘말카’를 내왔다. 말카를 먹고 나자 이번에는 ‘초코(Choko)를 내왔는데 이것은 보리 가루에 고소한 곡식알갱이를 넣고 버터와 적당히 버무려 만든 케익 같은 것으로 제법 맛이 있었다. 특히 어제 새로 만든 재료로 특별히 만들었다고 설명을 하였다.


그러자 이번에는 새로운 것을 준비했다고 해서 도저히 더 못 먹겠다고 했는데 손님은 무조건 먹어야 한다며 인젤라와 양고기 볶은 것을 내왔다. 적당히 양념이 된 양고기가 맛이 있어서 계속 먹게 되었다. 음료수는 환타, 콜라, 사이다, 그리고 이 지역 특유의 약수 같은 것이 나왔는데 약수 맛은 탄산수 비슷한 맛이었다.


비료를 전혀 치지 않고 키운 곡식으로 만든 천연무공해 음식들이라 양념이 강하지 않아도 상당히 맛이 있었다. 여기서도 여전히 숟가락을 가져다가 떠 주는 바람에 사양하는 것이 여간 쉬운 일이 아니었다.


이렇게 대대적으로 대접받고 무엇인가를 약속하지 않으면 안 될 것 같은 분위기에서 마을 촌장과 책임공무원을 비롯한 마을 어른들의 공식적인 환영인사말과 부탁하는 말이 이어졌는데 통역이 이중으로 되었다. 아마도 지역 본토 말을 많은 인구가 쓰는 공용어로 옮기고 그 말을 다시 영어로 통역하는 것이었다. 


교육과 보건과 직업훈련과 식수 문제가 이 지역의 큰 문제이며 한국이 도와주면 정말 감사하겠다는 요청이었다. 할 수만 있다면 다 들어주고 싶을 만큼 우리가 돌아본 여건은 열악하였기 때문에 그 요청들에 충분히 수긍이 갔다.


친절에 감사하며 최대한 지원을 고려해보겠다는 답사에 열렬히 박수를 치는 순박한 검은 사람들의 얼굴을 새삼 돌아보며 그 지역을 떠나왔다. 우리가 어려웠던 시절 우리에게 원조를 하기 위해서 우리나라에 들어왔던 사람들도 이런 심정이었겠다 싶은 감회가 새로웠다.


가는 곳마다 어디에서인가 나타난 어린아이들이 웃으며 손짓하며 사진을 찍으면 몰려들고 떠나는 차 뒤에서 ‘Give money'를 들으면서 손을 흔드는 것을 보며 예전 미군들 뒤를 쫓아다니며 ’Give me chocolate'를 외쳤었다는 우리의 예전 어린이들이 떠오른 것은 느닷없는 일이 아니라는 생각을 하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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