에티오피아 이야기

아프리카 가려면 맞아야 하는 주사와 먹어야 하는 약

평화 강명옥 2007. 10. 19. 11:13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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에티오피아로 출장을 오기 전에 아프리카 풍토병이 많다고 해서 여러 가지 예방주사와 약을 먹었다. 한 번 맞으면 10년간 유효한 황열병 예방주사와 콜레라 예방주사를 맞았고 장티푸스 예방약을 이틀에 한 개씩 3개를 먹었다. 그리고 에티오피아에 입성하기 하루 전부터 하루에 한 알씩 말라리아 약을 먹었으며 출장이 끝난 뒤에도 계속해서 일주일간 더 먹어야 한다고 했다.


그리고 아디스아바바에만 있는 것이 아니라 차로 대여섯 시간 걸리는 지방 출장을 간다고 했더니 담당의사가 수인성뇌막염 걱정을 하며 우리나라에는 그 주사약이 없는데 혹시 열대병을 연구하는 대학병원 의사가 가지고 있을지 모른다고 소개를 하였다. 그러나 바로 출장준비하고 떠나와야 했기 때문에 수인성뇌막염 예방조치까지 할 시간이 없었다.


막상 에티오피아에 오니 여기 사정을 모르고 상당히 과잉준비를 했다는 생각이 들었다. 아디스아바바는 해발 2,500미터의 고산지대로 모기가 별로 없었다. 그보다 낮은 지역에서는 기온이 높아 말라리아 발생률이 비교적 높다고 하는데 출장 일정 정도에서 문제가 될 가능성은 극히 낮았다.


어디를 가도 모기에 잘 물리는 나는 평소처럼 바르는 모기약에 홈매트까지 준비해왔는데 그것을 사용할 기회가 없었다. 에티오피아에 파견되어 있는 기관의 직원들도 말라리아 약을 먹지 않는다고 하였다. 그럼에도 기왕 먹기 시작한 말라리아 약은 매일 챙겨 먹고 다녔다.


10년 전 아프리카 출장을 왔을 때에는 말라리아 약이 독해서 약에 취해 아무것도 먹지 못하다가 결국은 약 먹기를 그치고서야 기력을 찾았던 기억이 있다. 그동안 약이 많이 좋아져서인지 이번에는 말라리아 약으로 인한 부작용은 없었다. 떠나기 전 걱정했던 것과는 달리 현지음식이든 한국음식이든 잘 먹고 잠 잘 자고 가는 곳 보는 것마다 흥미가 있어서 힘든 줄 모르고 지냈다.


길다면 길고 짧다면 짧은 에티오피아 출장에서 평소 다녀보기 힘든 지방을 다니며 사람들 사는 모습과 여러 가지를 살펴본 것이 가장 인상 깊고 보람 있는 일이었다. 이번 출장 결과로 에티오피아에 필요한 가족계획 관련 훈련센터를 건립하는 일이 잘 진행되어서 조금이라도 도움이 된다면 더할 나위 없이 좋겠다는 생각을 하는 동안 출장이 끝나가고 있었다. 

(2007.07.29)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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