일하며 느끼며

첫번째 충돌 (1)

평화 강명옥 2002. 2. 17. 00:41
반응형
SMALL

어느 집단이든 모든 사람들이 다 잘 어울려 산다는 것이 쉬운 일은 아닌 듯 하다.

모든 것이 좋은 것이 좋다라고 생각하며 나는 40 넘게 살아오면서 그렇게 갈등을 겪지는 않았다.
사람을 바라볼 때도 단점보다는 장점을 찾아보려고 하고 비판보다는 칭찬거리를 찾으려고 노력하는 탓에 사실 마음도 편하게 산다.

그러나 조직에 속해서 일을 하는 동안에 딱 두 사람과 충돌을 일으켰었다. 한번은 첫 직장이었던 H중공업에서 두 번째는 두 번째 직장이었던 협력단에서.

첫 번 째 충돌.


부서에서 수입업무를 맡고 있던 나는 입사한지 몇 년이 지나면서 여직원들의 장(?) 노릇을 하게 되었다. 50명 가까운 직원의 절반에 달하는 여직원들은 '청암회'라는 모임을 조직했다. 한 달에 한번 모여 점심도 먹고 같이 여행도 다니고 하였다. 나는 여러 가지로 남자 직원들에 비해 불리한 입장인 여직원들의 입장에 대해 가능하면 힘이 되어주려고 애를 썼었다.

어느 날 울산에서 고참 대리가 부서에 들어오게 되었다. 사연은 나이와 경력이 너무 들어버려서 과장 진급을 하지 못한 상태로 받아주는 부서가 없다는 것이었다. 당시 우리 부서는 인원이 필요하던 차여서 쉽게 받아들여졌다.

같이 일하게 된지 얼마 안되어서 어느 날 아침 부서 회의 도중에 마찰이 있었다. 신임 대리는 여직원들에게 일을 많이 떠넘기는 정책을 내 놓았고 나는 반대를 하였다. 그러지 않아도 잔일에 여직원들이 많이 시달리고 늦게까지 일하는 것이 안타까웠고 아직 부서 업무 파악도 안된 대리의 과욕이라는 생각이 들었기 때문이었다.

부서장은 누구 편도 들지 못한 채 나와 대리가 잘 협의하라고 결론을 내렸다. 대리의 시도는 꺾였다. 그리고 한 달 뒤, 대리는 과장으로 진급했고 대리였던 나는 신임과장의 지시를 받는 입장이 되었다. 나한테 감정이 있었던 탓일까...과장은 발령 받은 날 바로 과를 개편하였다. 개편 내용은 곧 그만두는 여직원의 업무를 내가 모두 받는 다는 것이었다. 한마디로 두 사람 일을 하라는 것이었는데 누가 봐도 무리였다.

나는 공정하지 않은 일에 대해 못하겠다고 하였다. 그리고 차근차근 왜 일이 그렇게 되면 무리인가를 설명하였다.

 

 

The best commentary on the Bible
is a person who puts it into practice.
최고의 성경 주석은
말씀을 실행하는 사람이다.

 



벌레잡이패랭이


반응형
LIST

'일하며 느끼며' 카테고리의 다른 글

일탈  (0) 2002.02.17
누명  (0) 2002.02.17
첫번째 충돌 (2)  (0) 2002.02.17
두번째 충돌  (0) 2002.02.17
벼락치기 공부  (0) 2002.02.17