일하며 느끼며

Recharging Machine (1)

평화 강명옥 2002. 2. 17. 00:44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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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Do you know your nickname which we call ? You are a recharging machine. You have too much work. So, we can not ask you of anything even though we need to."

1995년 봉사단 훈련을 맡았을 때 외국어를 가르치러 온 외국인 강사가 한 말이었다. 협력단에 입사한 후 봉사사업부에서 일을 계속하였지만 석 달간의 파견훈련에 직접 참여한 것은 그 해가 처음이었다.

나는 외국에서 온 강사들의 강의 진행을 도우는 일을 담당하기로 하였다. 전에 훈련 경험이 있는 직원들을 포함해서 팀을 구성하여 훈련원에 입소를 했었다. 단원들이 입소하기 며칠 전에 이삿짐을 다 옮겨 놓고 밤새워 입소준비를 끝마쳤다.

그리고 서울에서 총재님을 비롯한 간부들과 단원들 부모님들을 모시고 입소식이 끝난 직후 떨어졌던 날벼락! 인사 이동이 있었고 훈련소에는 나를 포함해 모두 5명만 남으라는 것이었다. 보통 직원이 7-8명이 상시 근무하였었는데...

모두 놀라고 당황한 가운데 훈련 경험이 많은 직원들은 바로 짐을 꾸려 서울로 떠나버렸다. 그리고 내 어깨로 떨어져 버린 훈련원과 석 달의 훈련기간. 70명에 달하는 단원과 15명의 외국인 강사, 그리고 우리 직원들...

당장 그 날 저녁 프로그램 진행부터 문제였다. 간신히 서로 인사하고 소개하는 프로그램을 진행하고 다들 잠든 후에 밤을 새웠다. 전년도 파일들을 뒤져가며 다음날 일정 진행을 파악하느라고.

첫날 강의를 하러 내려왔던 강사가 떠나는 것을 배웅하면서 느꼈던 생각.
'나도 떠나고 싶다. 여기서 도망치고 싶다. 이 무거운 짐을 버리고 '

그러면서 들었던 다음 생각.
'무엇인가 하나님께서 내게 가르치시느라고 그런 거겠지. 해낼 힘을 주시겠지'

매일 밤에 파일을 읽고 다음날 아침 직원회의에서 할 일을 지시하고 낮에 진행하고. 그러는 가운데 단원들 개인면담을 하고. 초긴장 상태로 살았다. 행여 무슨 문제라도 터질까 싶어 조마조마해 하면서....

일주일에 한번 씩 외국인 강사 회의를 하였다. 그러나 아무 요구사항도 애로사항도 없다고 하는 바람에 회의는 매번 10분도 되기 전에 끝이 났었다.

석 달 동안 2-3주에 한번씩 주말에 집에 와서 교회에 갔다가 다시 훈련원으로 돌아갔다. 석 달째에 접어들던 어느 주일 저녁 양재전철 역 계단을 올라가지 못하고 주저 앉아있었다. 기력이 쇠진하여 도저히 계단을 올라갈 힘도 남아 있지 않았다. 간신히 한 계단 한 계단 올라가 훈련원에 들어서자 놀랍게도 어디서 힘이 나오는지 숙소가 아닌 사무실로 가서 다시 일을 점검하며 밤을 새웠다.

 


Whose who love God will love their neighbor.
 하나님을 사랑하는 자는 그들의 이웃을 사랑한다.



천일홍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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