살아가노라니

어쩜 이렇게 엄마를 닮아가냐...

평화 강명옥 2002. 3. 15. 13:23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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요즘 남편이 감기 기운이 있을 때는 판콜을 먹고 잠을 푹 자도록 한다.
발의 무좀으로 가렵다고 하면 소금물을 팔팔 끓여서 약간 식힌 후 발을 담그고 있게 한다.
그러면서 드는 생각. 어쩜 이렇게 엄마를 닮아가냐.
싫어하면서 닮는다더니.

내가 자랄 때 병원에 가 본 기억이 별로 없다.
감기 걸리면 엄마가 주는 판콜을 먹었고 머리가 아프면 아스피린을 먹었다.
그리고 입맛이 없을 경우에는 새우젓국을 먹었다.
소화가 안 된다고 하면 무조건 활명수.
피곤해서 입술이 트거나 코가 막히면 안티프라민을 발랐다.
가끔씩은 끓여놓은 소금물에 발을 담그고 앉아 있기도 했다.

내가 엄마의 치료법 중에 유난히 싫어했던 것이 입술이나 코에 안티프라민을 바르는 것과
소금물에 발 담그는 것이었다.

그렇게 내가 싫어하던 것을 남편에게 그대로 하고 있다.
남편 역시 안티프라민 바르는 것과 소금물에 발 담그고 있는 것을 좋아하지 않는다.
반응이 꼭 옛날에 내가 했던 그대로이다.
그럼에도 효과가 있는 것을 아니까 마지못해 하라는 대로 한다.

언젠가 남편이 웃으면서 이야기 했던 것이 생각난다.
어느 순간 내 행동과 표정이 '꼭 장모님 그대로' 라고...

 


No day is complete without worship.
 예배 없이는 하루가 완성되지 않는다. 
 


바위채송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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