ODA·통일·북한

할머니

평화 강명옥 2008. 11. 10. 14:08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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제주도 사는 작은 아들이 처갓집 결혼식에 참석한다고 서울에 왔다.

이제 8개월 된 손녀와 함께 온 가족이 아침 일찍 비행기로 와서 점심을 함께 하였다.


아직 장가를 못간 큰 아들이 약속이 있음에도 자리를 함께 하였다.

다음날 공항까지 동생 가족들을 데려다 주겠다고 하면서....

딸 가족은 집안 일로 참석을 못하고.


아들 결혼식에 참석하지 못했던 터라 며느리 얼굴을 처음 보았는데도 아주 오래전부터 알았던 것처럼 익숙한 느낌이었다.

아들과 비슷하게 닮아서 더 그랬던 것 같다.


손녀는 아빠엄마 얼굴을 적당히 닮아 척 봐도 누구 자식인지 알 정도였다.

보일까 말까한 쌍커풀 눈으로 가끔 활짝 웃는 모습이 반하게 만들었다.


오랜만의 서울 나들이라 각각 약속들이 잡혀 있어서 긴 시간을 함께 하지는 못했다.

아들 가족을 보내면서 새삼 사람들 간의 인연에 대해 다시 생각하게 되었다.


동아일보 대화방 마이더스에서 다양한 사람들과 대화를 즐기다가 어떻게 엄마 아들하게 된 것이 벌써 12년이 되어가고 있다. 

그 때 만난 아들딸들이 결혼해서 손자 손녀가 벌써 다섯 손가락을 넘는다.


선배처럼, 멘토처럼 그렇게 만나고 산다.

손자녀들에게 나는 ‘평화 할머니’로 불린다.

친할머니, 외할머니와 구별이 되므로 하여.....


지난 번 딸이 손녀를 데리고 와서 함께 점심을 먹는데 음식점 주인이 누군지 묻길래 딸이고 손녀라고 했더니 너무 놀랬다.

진짜냐고 다시 묻던 주인이 한마디 했다.


“어머니가 너무 젊게 하고 다니세요~‘


사실 젊은데....


각각 바쁜 생활을 하다 보니 함께 만난 것이 꽤 되었다.

언제 한번 다시 ‘평화가족모임’을 해야겠다.


‘어머니’에서 ‘할머니’가 되면서 새로 만난 인연인 손자녀들도 자주 봐야겠다는 생각이 들었다.

손녀를 만나고 나니 정말 ‘할머니’가 되었고 ‘할머니’처럼 손녀를 생각하게 되는 것 같다.


이번에 출장 보고서 쓴다고 이틀 밤을 새우고 비몽사몽간에 만난 터라 손녀 선물도 준비하지 못했다.

무엇이 좋을까 며칠 고민해봐야겠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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