ODA·통일·북한

북한방문 (18) 남측 과 북측

평화 강명옥 2008. 11. 14. 15:53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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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번에 북한을 방문하기 전에 통일교육원에서 사전교육을 받았다.

내용은 남북관계, 남북협력, 북한의 현재, 사전에 주의할 내용 등이었다.

나중에 알고 보니 사전교육을 받는 다는 것을 북측에서도 세세하게 잘 알고 있었다.


워낙 서로 다른 환경에서 사는 사람들이다 보니 혹 실수가 있을까 염려한 내용들이 많았다.

우리 일행을 인솔한 국제기아대책기구의 팀장에게서 들은 주의 사항은 두 가지였다.

그 한 가지는 말을 할 때 ‘남한’이나 ‘한국’이 아닌 ‘남측’으로, ‘북한’이 아닌 ‘북측’으로 사용하라는 것이었다.

그렇지 않으면 ‘남조선’과 ‘북조선’을 사용하든지...

그리고 다른 한 가지는 방문지에 도착해서 내렸을 때 외에는 버스로 이동할 때 사진을 찍지 말라는 것이었다.   


첫날 도착해서 처음 같이 저녁을 먹는데 ‘만찬’ 답게 양 측 대표가 인사말을 나누고 돌아가면서 한 마디씩 하였다.

처음 소감을 이야기하게 된 장로님이 그만 ‘주의사항’을 잊고 ‘한국’,‘북한’‘남한’을 사용하였는데 들으면서 문제가 되겠다 싶었다.

아니나 다를까, 말이 끝나자마자 북측 참사가 북에서는 그런 표현을 쓰지 않는다고 정식으로 주의를 주었다.


그 다음부터 우리 일행은 말할 때마다 한번씩 버벅 거리는 버릇이 생겼다.

평소에 쓰던 말을 바꾼다는 것이 그렇게 어려운 것인지 북한에 머무는 동안 내내 실감하였다.

나 역시 말을 하다 보면 ‘북한에서 아니 북측이’, ‘한국에서 아니 남측에서’라는 말을 참 많이 하였다.


돌아와서 신문기사를 읽다보면 북한에 대한 기사에서 ‘남측’, ‘북측’이라고 쓴 것이 보인다.

함께 협력하고 일하자면 서로를 배려해야 하는 것이 기본이기는 하다.

 

이렇게 북한을 방문했던 이야기를 쓰면서 ‘북한’이라고 쓰는 것이 참 편하다는 것을 느낀다.

버릇과 습관이 고쳐지기 어려운 탓일 게다.

서로의 버릇과 습관을 그대로 인정할 수 있을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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