살아가노라니

새해 첫 날

평화 강명옥 2009. 1. 3. 14:3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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올해도 송구영신 예배를 드리고 난 후 서울 시내를 한 바퀴 돈 다음 청진동 해장국집을 들렀다.  

해장국 집은 새벽해장국을 먹는 청장년들로 붐볐다.

우리도 상당히 기다린 후에야 따뜻한 국을 먹을 수 있었다.

그렇게 밤늦게 앉아 이런저런 이야기를 나누고 집에 들어가니 새벽 3시가 넘었다. 

  

해맞이를 위한 전국의 해돋이 명소들이 많은 사람들로 붐볐다는 뉴스는 들었다. 

우리도 밤새 차를 달려 동해안을 갈까 하는 이야기를 했으나 무리하지 말자라는 결론을 내리고 접었다.


오전에 충분히 쉰 다음 오후에 산으로 떠났다.

날씨가 상당히 추워 단단히 차림을 하고 북한산입구에 도착해서 간단한 장터국수를 먹고 산에 올랐다.

천천히 가다 보니 머리가 시원해지고 마냥 비워지는 느낌이 들었다.


계곡 탐방길을 거쳐 대서문을 통과하고 중성문을 지나서 노적사까지 도착하니 1시간이 지났다.

처음부터 하이킹 하는 기분으로 시작했기에 노적사를 둘러보고 내려왔다.

평소보다 서둘러 하산한 것은 친정아버지가 돌아가신 후 유독 외로워하시는 어머니와 저녁을 함께 하기 위해서였다.


음식점에 들러 어머니가 드실만한 것 이것저것을 배달주문을 해놓고 들어서니 동생부부가 조카들을 데리고 와 있었다.

함께 음식을 나누며 이야기를 하다가 동생 가족이 먼저 자리에서 일어났다.

한참을 앉아 있다가 인사를 하고 나왔다.


주일이면 조카들이 교회 예배를 마친 후 할머니에게 들러 함께 시간을 보낸다.

항상 일 때문에~라고 핑계를 대며 잘 찾아뵙지 못하는 나는 늘 불효녀다.

간만에 전화를 드릴 때 아주 가끔씩 어머니로부터 공대를 받는다.

 

“어쩐 일이세요. 전화를 다 하시고?”

“엄마, 삐지셨어요? ㅎㅎㅎ”  


70대 어머니와 50대 딸이 나누는 대화이다.

일이 많으면 뭐 그리 많다고 만나면 그리 좋아하시는 데 새삼 반성을 많이 했다.


새해 첫날 머리와 마음을 비우기 위해 산을 오른 것이 좋았다.

그리고 어머니와 함께 한 시간이 좋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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