살아가노라니

작은 운동회

평화 강명옥 2009. 6. 29. 18:58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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토요일 교회에서 작은 운동회가 개최되었다.

‘의선교회 전체세대 작은운동회’는 나이별로 구분한 세대별 모임을 합동으로 한 것이었다.

 

20대부터 70대까지 모인 각 세대 이름은 ‘꿈의 세대’, ‘역동의 세대’, ‘성숙한 세대’ 그리고 ‘재생산 세대’이다.

 

나는 우리 나이로 54세부터 위로 올라가는 ‘재생산 세대’에 속해 있다.

부부가 함께 해야한다는 원칙에 따라 남편의 나이를 따라갔기 때문이다.

들리는 이야기로는 내년에는 아내의 나이를 따라 정한다고 하는데 그것은 두고 봐야 할 일인 것 같다.

 

남녀가 함께 하는 족구시합에 이어 피구시합을 하였다.

선수가 부족한 탓에 족구시합에 나갔는데 어렵게 주어진 서브 기회를 다 놓쳤다.

왜 그리 공이 무겁고 안 나가는지...

처음부터 나로 인하여 실점을 당하고 연패를 당하는 모습을 보다 못한 남편이 중간에 뛰어들다시피 해서 선수교체를 하였다.

경기가 좀 나아지기는 하였지만 남편을 비롯한 ‘재생산 세대’의 분투에도 불구하고 시합에는 졌다.

이것이 어쩔 수 없이 ‘나이’를 기억하게 만들었다.

 

그리고 이어진 피구에는 다 함께 참여해야했는데 공을 피해 다니다가 보기 좋게 엉덩방아를 찧으며 넘어졌다.

그렇게 뛰어다닌 끝에 마지막에 혼자 남아서 공을 피하다가 결국은 아웃!

 

경기를 끝내고 함께 교회 뜰에서 ‘삼겹살 파티’를 하였다.

갓 한 밥과 된장국, 그리고 김치와 어울려 더욱 맛있는 저녁은 함께 한 사람들과 어울리며 더욱 그 맛이 좋았다.

삼겹살을 구울 때 묻어두었던 감자 맛에도 모두 감탄을 하였다.

 

웃고 이야기하는 가운데 의선 뜰의 해가 뉘엿뉘엿 넘어갔다.

좋은 사람들과 함께 하는 시간 그 시간이 행복이라고 누가 설명하지 않아도 새삼스럽게 느낀 시간이었다.

작은 운동회 이후 의자에 앉을 때마다 ‘아이고’를 연발하고 있는 나를 보고 주위에서는 ‘이제 나이를 생각해서 적당히 뒤로 물러 앉아 있어야 한다’고 들 한다.

30대에 피구지 무슨 50대가 피구냐고..

 

그럼에도 다음에 ‘선수’로 나갈 기회가 있으면 나갈 생각이다.

더 나이 먹으면 아무도 ‘선수’로 나가란 권유도 하지 않을 테니....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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