살아가노라니

8순 시어머니의 자작시 낭송 < 갈대밭에서 >

평화 강명옥 2009. 7. 18. 17:08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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갈대 밭에서.wav.mp3

 

몇 년 전 가족모임 때 어머니께서 쓰신 시를 낭독하신 것을 녹음하였다.

 

80 이 넘으신 지금도 자전거를 타고 다니시면서 봉사활동을 하시고

아파트 노인회의 회장으로서 많은 일을 하신다.

 

평생을 기도로 사신 어머니는 아직도 목소리가 소녀같이 고우신데

피아노를 치시며 노래를 하시고, 몇 년동안 노인합창단원으로 활동하셨다.

 

명절에 모든 행사가 끝나고 모였던 사람들이 떠나고 나면

어머니와 나는 둘이서 찬송가를 펴놓고 찬송가를 함께 부르고는 하였다.

 

 

 

갈대밭에서

 

 

작시 : 이순녀

배경음악 : 김세웅

 

허허벌판에 옹기종기 모여서서

시집살이에 숨어 우는 바람소리처럼

허전한 웃음인지 힘없는 속삭임인지

흔들흔들 쓰러질 듯 넘어질 듯

다시서는 그 모습이 고고한 오기인지

한 가닥의 자존심인지

가냘픈 그 몸매가 안타깝기 그지없네

 

먼 산 바라보며 지난 날을 돌아보니

어느덧 묻혀버린 지난 날을 그리워한들 무엇하리

떠나버린 아쉬움에 멍든 가슴 열어놓고

헝크러져 얽힌 무거운 짐 다 내려놓았으니

이제는 때 묻은 옷도 벗어 놓고

진흙 묻은 신발도 벗어두고

어느새 나는 황혼의 길에 서있네

 

우리 주님 손 붙들고 우리 주님 품안에서

기도하고 찬송하며 덩실덩실 춤도 추고

모자라는 아쉬움 속에서 피보다 더 진한 사랑으로

행여나 어쩔세라 조마조마 키워온 내 아들딸들

우리 주님 맞아들여 들국화 내음 가득한

소박한 시골길을 거닐며 오손도손 살고 싶어라

 

갈대 밭에서.wav.mp3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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