살아가노라니

부부 이야기

평화 강명옥 2010. 6. 4. 00:59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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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이메일 <받은편지함> 제일 처음자리에 항상 남아 있는 메일입니다.

10년전 처음이자 마지막으로 보내온 남편의 "음성메일"이지요.

 

예고된대로 음성은 받은 날로부터 14일후에 사라졌지만

글귀는 남아있습니다.

 

 

사랑하는 아내에게

나는 항상 자기를 얼마나 사랑하고 있는지 잘 모르겠지

말없이 열심히 하려고 노력하고 있는 나의 마음도 알아주시기 바랍니다.

 

어제는 우리의 결혼 기념일인데도 모르고 지나가다니

여보...정말 미안하오

 

월요일에는 같이 저녁을 하면서 자축합시다. 

 

 

사실 결혼 기념일 깜빡하고 보낸 메일인데 이 메일 받고 무척 감격했었답니다.^^

그래서 지우지도 못하고 10년이나 지난 지금까지 간직하고 있지요.

아마도 앞으로도 지울 일은 없을테니 항상 메일로 보관될 것입니다.

 

10년전에는 청년같던 남편이 이제는 쪼끔씩 중년의 티가 나기 시작합니다.^^

사방에서 말도 안되는 이야기라고 날아오는 소리들이 들립니다. 

아직도 내 눈에는 항상 이쁘기만한 남편의 뒷모습이

가끔 아주 가끔씩 허해보일 때 우리가 '묵은 부부'이구나 생각이 듭니다.

 

여전히 소년같은 웃음을 짓는 남편이 항상 씩씩하기 바라는 것은

거울을 볼 때 머리에 살그머니 하얀 색들이 살짝살짝 얹어지는 것을 느끼면서 

더욱 활기있기 움직여야겠구나 하는 생각이 들기 때문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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