강의·특강(국제개발협력,국제매너)

<국격을 높이자> 월드컵 응원뒤 자발적 청소,작은 에티켓이 '소프트파워'

평화 강명옥 2010. 6. 29. 13:34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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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국격을 높이자>월드컵 응원뒤 자발적 청소…작은 에티켓이 ‘소프트파워’

2010-06-29 10:42

작은 실천이 큰 나라를 만든다 - 기초질서 지키기

       






우루과이전 응원시민들

거리 쓰레기 1시간만에 말끔

시민의식은 이미 세계4강


새마을운동 지도자 과정에

국제매너 교육 첫 포함

브랜드委도 글로벌에티켓 홍보



“대한민국 국민으로서 부끄럽지 않은 모습을 보이고 싶네요.” 

직장인 이모(34) 씨는 지난 27일 새벽 서울광장에서 월드컵 16강전 한국 대 우루과이전 응원을 마친 뒤 주변 청소를 시작했다. 이날 경기 응원을 위해 서울광장에 모인 인원은 경찰청 추산 7만5000여명. 엄청난 인파가 모인 응원전 뒤에 버려진 쓰레기 양은 엄청났다. 11t짜리 대형 청소차 20대 분량의 쓰레기가 예상됐지만, 자발적인 시민들의 손에서 손으로 차근차근 쓰레기가 옮겨지면서 경기 종료 1시간이 채 안 돼 광장은 말끔한 제 모습을 되찾아가기 시작했다.

▶기초질서가 곧 나라의 품격=이날 같은 시각 서울 반포지구, 영동대로 등에서 벌어진 응원전에도 수만명의 인파가 운집, 경기 종료와 함께 엄청난 양의 쓰레기가 배출됐지만 역시 시민들의 참여로 잠시 만에 깔끔하게 정리됐다.

청소 모습을 흐뭇하게 바라보던 한 시민은 “월드컵 4강에 오른 2002년 이미 우리의 시민의식은 세계 4강에 올랐다”며 “축구가 몇 강에 진출하건 우리 시민의식이 세계 4강에 남아 있었으면 좋겠다”고 말했다.

당시 서울시 전역에서 진행된 야외 응원전에 모인 인파는 모두 44만1000여명(경찰청 자료). 그날 서울시청의 종합 상황 일일보고 자료에는 ‘응원객들의 자발적인 청소 실시로 조기 청소 완료가 가능했음’으로 정리됐다.

이처럼 생활 속 기초질서 준수가 국가의 품격 제고로 이어지는 사례가 늘고 있다. ‘국격 높이기’라는 거창한 구호가 실상은 국민 개개인의 바른 행실에서부터 시작된다는 것이다. 이처럼 행사 후 자발적인 쓰레기 청소에서부터 교통질서 지키기, 담배꽁초 버리지 않기, 침이나 껌 뱉지 않기 등 우리 주변에서 실천해야 할 일들은 너무 많다. 개개인이 이런 것들을 실천할 때 서로가 편안한 사회가 되는 것이다.

조지프 나이 미국 하버드대 케네디스쿨 석좌교수는 연초 본지와의 특별 인터뷰에서 국격에 대해 “사람들이 타인과의 관계 속에서 자신의 위치를 설정하듯, 나라는 국가와의 관계에서 자국의 위치를 설정한다”며 “이때 각 개인이 가지는 인격처럼 국가는 국격을 갖게 된다”고 설명했다. 인격이 높은 사람은 사람들 사이에서 선망의 대상이 되듯, 국격이 높아지면 그 나라의 매력이 높아진다는 차원에서 그는 국격을 ‘소프트파워’의 일종으로 보기도 한다. 21세기 강국의 필수요건인 ‘소프트파워’가 그 나라 국민들의 기초질서 의식 준수에서부터 시작된다는 것이다.

행사 후 쓰레기 정리하기, 교통질서 지키기 등 생활 속 기초질서 준수가 자신의 품격을 높일 뿐 아니라 국격 향상의 지름길이다. 사진은 2010 남아공 월드컵 한국과 아르헨티나 예선 2차 경기가 열린 지난 17일 밤 서울 시청앞 광장에 모인 시민들이 경기 종료 후 주변의 쓰레기를 치우며 뒷정리를 하는 모습. 안훈 기자/rosedale@heraldm.com
▶새마을운동 교육 과정의 ‘국제 매너
=지난 21일부터 24일까지 3박4일 일정으로 성남시 분당구 새마을운동 중앙연수원에서 전국 새마을운동 지도자들 300여명을 대상으로 열린 ‘스마트 코리아 지도자 과정’에는 ‘국제 매너’ 교육이 처음으로 포함됐다. 이 과정에서는 우리나라의 국제적 위상을 돌아보고, 다른 종교ㆍ문화적 배경을 가진 외국인들과 더불어 살기 위해서는 타 문화에 대한 이해와 배려가 선행돼야 하며, 이에 기반한 기초질서 준수의식의 중요성과 실천사례들이 소개됐다.

“해외 여행객이 급증했고, 국내 거주 외국인이 100만명을 넘어선 시대에 살고 있습니다. 한국전쟁 이후 수십 년 동안 눈부시게 성장한 우리나라는 이제 세계적으로 선진국의 대열에 동참하고 있죠. 한국은 이제 ‘아시아의 미국’이라 해도 과언이 아닙니다. 옛날 ‘아메리칸 드림’이라는 말이 있었다면, 이제는 아시안 전역에서 한국에서 꿈을 펼치겠다는 ‘코리안 드림’을 꿈꾸는 사람들이 늘고 있으니까요.”

이날 강연에 나선 ‘글로벌 시대의 이해와 국제매너’ 저자, 강명옥 ㈔한국국제개발연구소 이사장은 ‘코리안 드림’이라는 말이 생길 만큼 매력적인 나라가 된 한국에서 국민들이 기초질서 등 작은 부분의 실천에 조금만 더 주의를 기울인다면 국격이 한층 높아질 것이라고 말했다. 또 그는 회식 자리에서 남성과 여성 지위 차이가 크게 나지 않을 경우 여성을 말석에 앉히는 건 에티켓에 어긋난다거나, 차로에서 먼 쪽으로 여성을 걷게 하는 것 등 에티켓의 기본을 머리로는 알고 있지만 행동으로 옮기지 못하는 우리 의식의 한계를 벗어나야 한다는 점도 덧붙였다.

▶기초질서 준수 정부도 한 마음=생활 속 작은 실천이 큰 나라, 국격이 높은 나라를 만든다는 데엔 정부도 인식을 같이하고 관련 캠페인을 전개 중이다.

국가브랜드위원회는 지난달 말부터 주요20개국(G20) 정상회의 개최를 앞두고 글로벌 시민 탐구생활 캠페인을 벌이고 있다. 국민들이 수용하기 쉽게 케이블 채널(tvN) 인기 프로그램인 ‘롤러코스터 남녀 탐구생활’을 본떠 제작된 캠페인 영상은 ‘작은 배려가 글로벌 시민이 되는 첫걸음입니다’는 주제로 글로벌 에티켓을 소개하고 있다.

캠페인 소재는 지난 2월 국가브랜드위원회가 주한 외국인 네트워크를 통해 설문 조사를 실시해 결정했다. 첫 주제는 ‘뒷사람을 위해 문 잡아주기’ 이어 ‘엘리베이터 안 작은 배려’ ‘공공장소에서 조용히 하기’ ‘감사합니다 잊지 말기’ 등 생활 속에서 실천할 수 있는 기초질서 및 배려 사례를 소개할 예정이다.

다른 사람이 행하길 바라는 기대에 맞추어 자신도 남을 대하는 태도가 곧 기초질서를 높이는 것이다. 모든 사람이 이러한 기본 원칙을 준수할 때 질서 있고 안전하며 편안한 삶이 가능하다. 그것이 삶의 질과 국품 향상의 지름길이다.

김수한 기자/soohan@heraldm.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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