살아가노라니

노처녀에 대한 세상의 관심 (one)

평화 강명옥 2002. 8. 21. 18:37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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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결혼 안하세요?"
"해야지요. 아직 때가 안되어서요"
"어떤 타입을 생각하시는데요?"
"하나님이 보내주시는 사람이면 되요"

내가 대학을 졸업하고 40가까운 나이에 결혼하기까지 사회생활을 하면서 위와 같은 대화를 몇 번이나 했을까? 모르긴 몰라도 수백 번 이상은 하지 않았을까 싶다.

나의 대답에 대해 대부분은 애매한 "아..예..."하는 말꼬리가 긴 대답으로 돌아왔지만 게 중에는 참지 못하고 "결혼하기는 어렵겠군요. 본인이 결혼 의지가 있어도 쉽지가 않은데 하나님이 보내줄 때까지 기다리고 있다니 쉽겠어요?"라는 아주 솔직한 답을 들은 적도 있었다.

결혼이 늦어지는 노처녀집사에 대해 교회의 여선교회에서 오랫동안 기도를 해주셨는데 특히 어느 권사님은 오랜 기간을 직접 챙기셨다.

"머리 모양을 좀 더 여성스럽게 하면 좋을텐데","왜 얼굴에 화장기가 없어요? "
"아무래도 안경이 금테라 조금 거리감을 느낄 수 있으니 안경테를 바꾸면 어떨까요?."

그 권사님은 붉은 기가 없는 나의 입술을 보다 못해 어느 날은 루즈를 갖다 주시면서 바르고 다니라고 신신당부를 하셨는데 고마움에 한동안 진한(?)색의 붉은 루즈를 바르고 다녔다. 권사님은 친정 어머니 다음으로 나의 결혼에 대해 걱정을 하셨던 분이라 지금도 감사하게 생각하고 있다.

우리 사회는 누군가 처음 만나면 성급하게 분석(?)을 하려드는 경향이 있다. 우선 나이가 어떻게 되는지, 결혼은 했는지, 아이는 몇인지, 고향은 어디인지, 학교는 어디를 나왔는지....그런 분석이 된 후에야 어느 정도(?)의 이야기가 오고 갈지가 결정이 되는 듯 하다. 외국인들이 가장 질색하는 이 특성이 하루아침에 고쳐질 것 같지는 않다.

그래도 요즘은 여성들의 사회 활동이 활발하고 결혼도 늦은 경우가 많아서 노처녀라는 단어 자체가 거의 안 들리는 듯 하다. 그러나 나의 경우는 줄기차게 가는 곳마다 만나는 사람마다에게 참견(?)을 들어야 했다.

지난번 직장의 어느 분은 어느 정도 대화가 오고가자 나늘 위해서라며 충고(?)를 하셨다. 우선 나의 옷 색이 영 아니올시다 라는 것이었다. 검정, 회색 등 무채색의 정장에다 특히 검정 가방은 나를 「전도사」처럼 보이게 해서 정말(?) 여자라고 느껴지지가 않는 다는 것이었다.

그 충고를 듣고 내가 무엇인가 변화를 주었을까? 천만에... 그 것이 내가 오랫동안 스캔들(?) 하나 없이 오랜 사회생활을 할 수 있었던 비결이었다. 이 말을 충고를 하시던 분에게는 하지 않았다.
나름대로 나를 생각해서 하시는 말씀이었으므로...

나중에 남편 될 사람에게만 여자로 보이면 되었지 세상 모든 남자들에게 여자로 보일 필요(?)가 없다는 것이 나의 지론이었다. 그러나 나의 이러한 생각이 너무(?) 철두철미하게 드러났던 모양이었다.

나중에 남편 이야기가 데이트 할 때 손잡고 싶었으나 무척 오랫동안 망설였단다. 손잡으면 놀라서 바로 "같이 기도합시다" 할 줄 알았다나...

 

하지만 결혼 후 지금까지 나는 애교만점(?)의 아내로 살고 있다.


 

Above all else, guard your heart, for it is the wellspring of life.(Proverbs 4:23)

모든 지킬만 한 것중에 더욱 네 마음을 지키라 생명의 근원이 이에서 남이니라.(잠언 4:23)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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