살아가노라니

두 결혼식

평화 강명옥 2002. 8. 21. 19:1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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토요일에 연달아 결혼식에 다녀왔다.

먼저는 아프리카에서 우물파기를 하며 활동하는 선교사님의 결혼식으로 마포의 한
교회에서 있었다.
엄숙하고 따뜻하게 진행되고 있는 결혼식 중에 축가가 있었다.
신부가 다니는 교회의 청년부에서 준비했다고 하는데 축가 도중 보내는 인사 말씀이
있었다.

그 인사 말씀 읽던 자매가 울먹울먹 하더니 눈물을 감당하지 못하고 읽기를 마쳤다.

결혼식 축가 도중에 눈물이라니...
결혼하자마자 목숨 내놓고 아프리카로 선교하러 가는 삶이 안타까와서였을까...

나도 눈물을 흘리며 바라보았다.
교회에서 선교사님들이 인사 올 때 전 성도들이 복음성가를 부를 때면 꼭 눈물을
쏟을 때처럼.

그렇게 결혼식을 마치고 부랴부랴 시간 맞춰 후배가 결혼하는 다음 결혼식장으로 달려갔다.

광화문에 있는 프란체스코 성당이었다.
기도하고 축복하고 말씀하고 기도하고 하면서 식은 엄숙하게 이어졌다.

신부님 말씀 중에 이런 내용이 있었다.
신랑 신부가 인사 왔을 때 둘이 잘 살수 없다면 아예 주례를 맡지 않겠다고 하셨단다.
그러자 두 사람 하는 말이 11년 간 사귀면서 둘은 하나가 되어야지 도저히 떨어질래야
떨어질 수 없는 사이라고 했다는 것이었다.
그래서 기꺼이 결혼예배를 맡게 되었다고.

성전 앞에 걸려있는 커다란 십자가에 못 박히신 예수님 형상이 있었다.
예배 중에 성체를 먹는 시간이 되자 신자들이 먹으러 성전 앞으로 나갔고 신부님은
각 사람에게 성체를 입에 넣어주었다.
그것을 바라보고 있자니 또 눈물이 나는 것이었다.

결혼식에서 눈물 흘려보기는 처음이었다. 그것도 계속 두 번이나...

돌아오는 길에 결혼한 두 부부를 위해 기도를 하였다.
건강하기를 그리고 결혼식 때 했던 다짐들을 기억하며 좋은 모습으로 잘 지내기를...
다들 그런 것처럼 갈등도 문제도 생길텐데 잘 극복하기를, 행복하기를, 그리고
하나님이 주신 소명을 잘 감당하며 살기를...

각시붓꽃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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