일하며 느끼며

무궁화의자가 있는 식당에서의 점심

평화 강명옥 2002. 8. 27. 12:24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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일을 시작한 후 역시나 밥 먹는 것이 보통 일이 아니었다.
초창기에는 매일 밤 야근을 하느라 점심과 저녁을 해결해야 했기에 더 하였다.
그래서 사무실 가까운 곳부터 음식점 순례를 하였다.

그러다가 식권을 받는 음식점들이 하나 둘 생겼고 그에 따라 단골도 생기기
시작하였다.
그렇게 점심 저녁 시간이면 오늘은 어떤 집에 가서 무엇을 먹을까 마음만
분주하던 어느 날.

한 직원이 바로 옆에 있는 시청 식당에 가서 협상을 하고 왔다.
시청 식당은 보통 12시 40분이면 일반 민원인들도 들어가서 식사를 할 수 있는데
우리는 같은 공무원으로서 점심시간에 언제든지 이용할 수 있도록 하였다.

그렇게 해서 시청 식당을 다니게 되었다.
값도 일반 음식점에 비하면 반값이고 반찬도 상당히 정성스럽게 다양하게 준비하고
맛이 있어 웬만하면 시청 식당으로 다닌다.

더욱이 시청 간부식당은 조용하고 분위기도 깔끔하고 자리에 앉으면 비록
식판에 담긴 하지만 음식을 갖다 주는 서비스를 한다.

그런데 가끔 지인들과 점심 약속을 할 때면 장소를 정하느라 많이 고민하게 된다.
내용으로나 분위기로나 간부식당으로 가면 딱 좋겠는데 간만에 만나는 입장에서
내가 대접을 소홀히 하는 것이 아닌가 하는 망설임 때문이었다.

그래서 여기저기 음식점을 다녔는데 영 마땅치가 않다.
아주 비싼 값을 치루기 전에야...

그래서 이제부터는 점심 약속이 되면 시청 간부 식당으로 안내하기로 마음먹었다.
덧붙여서 후식은 덕수궁을 거닐며 커피마시는 것으로 하고...

후배가 시청 식당에서 점심을 먹을 때 새삼 둘러보면서 한마디 하는데 참 그렇구나
하는 생각을 했다.

“참 좋네요. 조용하고 깨끗하고...평소에는 들어올 기회가 없는 곳인데...
의자에 무궁화가 새겨져 있는 것이 인상적이네요.“

무궁화 의자에 앉아 점심을 드시고 싶으신 분은 언제든지 연락을 주시기를...

God loves his children not because of who they are but because of who he is.
(하나님은 그의 자녀들의 인격 때문이 아니라 그분 자신의 인격 때문에 자녀를 사랑하신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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