일하며 느끼며

민방위복

평화 강명옥 2002. 8. 29. 23:44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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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여년 가까운 사회생활에서 처음으로 민방위복을 입고 비상훈련인 을지훈련에 참가하였다. 과장급 이상은 무조건 다 지급했기 때문이다.

그동안 비상훈련 시 늘 눈에 들어오는 것이 남자들의 잿빛 민방위 복장 차림과 다양한 여성들의 옷차림이었었지만 여성들이 군대에 가지 않는 것이 당연한 것처럼 민방위복을 입지 않는 것도 당연하게 여겨왔던 탓이다.

구별되고 차별되고 불공평한 것에 대해 유달리 바로 잡고자 하는 뜻이 강했던 나도 그다지 시정하려고 노력했던 사항은 아니었다.

그러나 2주전 민방위복을 지급한다는 공지사항을 보며 나도 모르게 "왜 여자는 안주냐?" 는 말이 저절로 나왔다. 인권침해, 차별이 일의 대상인 인권위원회에 들어오고 나서 그 부분들에 조금 더 민감해진 때문인 듯싶다.

여직원들에게 "민방위복 안받은 것이 차별 아니야?"라고 했더니 별 반응이 없었다. 과거의 내가 그랬던 것처럼...

전쟁에 대한 경계와 그에 대비한 을지훈련은 그리고 전쟁 및 테러에 대한 경각심을 일으켜 주는 비디오를 보고 있자니 더욱 절대로 다시는 이 땅에 전쟁이 있어서는 안 된다는 생각이 들었다.

전쟁은 52년 전 그 한번으로도 족하다. 그것으로도 반세기가 넘게 충분히 고통 받고 아직도 힘들어하고 있는 우리들이다.

최근 어느 신문의 기획기사에 세계 강국으로 발돋음하려면 외교 부문이 확장되어야 한다는 것이 있었다. 그 기사 내용 중에 우리는 국가 이미지를 그리고 역할을 '평화'로 해야 한다는 말이 나온다.

전쟁으로부터 기아로부터 평화를 이룬 우리 국가는 충분히 '평화의 한국' (Peace Korea)를 주장하고 국제사회에서 평화를 만들어나가는 역할을 할 수 있다는 것이었다.

공감한다.
그렇게 해야 하고 그렇게 되어야 한다는 생각이다.

우리 한국이 진정한 'Peace Maker'로서 당당히 서는 그 날은 세계 유일의 분단국가라는 이름을 벗어버리는 날이 될 것이다.

그 날을 위해 얼마나 많은 사람들이 기도해왔고 소망해왔던가...
'꿈에도 소원은 통일'의 노래를 부르고 자란 우리 세대에서 그 꿈이 이루어지기를 다시 한번 기도한다.

Hospitality can fill the emptiness of the lonely heart.
(후한 대접은 외로운 사람의 빈 곳을 채워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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