일하며 느끼며

매일 아침 하늘과 덕수궁과 시청을 바라보며...

평화 강명옥 2002. 9. 4. 20:36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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새로운 일을 시작한지 한달이 넘었다.
사무실의 의자를 반 바퀴 돌리면 바로 하늘이 보이고 덕수궁과 시청 지붕이 내려다보인다.

계속 바라다보니 시청 앞 광장의 커다란 축구공 모형도 자기 자리인 듯 어울려 보인다.
출근을 하면 이 모든 풍경들을 바라보고 기도로 하루를 시작한다.
새로운 자리에서 새로운 마음으로 새로운 사람들과 새로운 일을 하게 하신 뜻을 생각하며...

당초 임용되기까지 시간이 걸리므로 본격적으로 일을 시작하기까지 여유가 있을 줄 알았었다.
그러나 임용 전에 자원봉사자의 자격으로 바로 일을 시작하게 되었고 첫 날부터 야근 행진이
계속 되었다.

마치 이제까지 계속 일을 해온 것처럼 업무보고, 업무계획 들을 만들어야 했기 때문에 거의
밤 12시를 넘기고 퇴근을 하였다.
그러면서 점점 일에 빠져드는 것을 느꼈다.

그렇게 밤낮을 구별하지 못하고 2주를 보내고 난 주말 토요일부터 앓기 시작했고 드디어는
주일 아침에 교회에도 가지 못하는 지경이 되었다.
교회 바자가 있는 날이었고 내가 기증품 판매담당을 맡았었는데 제 역할을 하지 못했다.

정신없이 계속 잠을 자며 앓고 난 뒤 월요일에 출근한다고 나가다가 주저앉는 바람에 연락을
하고는 다시 집으로 들어와 계속 잠을 잤다.
그렇게 제대로 먹지도 못하고 3일을 자고 난 뒤 출근하며 여러 가지로 반성했다.

일중독증세가 다시 나타난 것이었다.
건강 문제로 일을 그만두게 되었었다는 것을 그렇게 빨리 잊고 있었다니...

밀려드는 일들로 인해 직원들이 거의 모두 야근이 일상화 되어 있다.
더욱이 직무교육을 근무시간이 아닌 일과 후에 하는 바람에 일과 상관없이 퇴근 시간이
9시에서 10시가 넘는다.
교육이 끝나는 이 달이 지나면 상황이 좀 나아질까...

한 가지 스스로 조절하려고 애쓰는 것이 있다.
일을 객관적으로 바라보려고 하는 것이다.
출근하면서 거의 매일 밤 자면서 일하는 꿈을 꾸고 살았을 정도로 일에 빠져 지낸 것을
바꾸려고 하는데 이게 쉽지가 않다.

하나님은 왜 이 자리에 나를 데려다 놓으셨는가?
자주 스스로 물어본다.
한달이 지난 지금 내가 깨닫는 해답은 이 곳에서 기도를 하는 것이 나의 역할이라는 것이다.

여기의 일을 통해 하나님의 공의가 이루어지고 이곳에서 일하는 사람들을 위한 기도가
필요하다는 것을 절실히 느낀다.

비가 와서 맑아진 풍경이 무척 아름답게 느껴지는 아침 나는 내게 주어진 역할에 대해 감사를 드린다.


* We can endure life's wrong, knowing that God will make all things right.
하나님께서 모든 것을 바르게 하신다는 것을 알 기에 우리는 인생의 잘못된 것을 이겨낼 수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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