일하며 느끼며

사직서 (1)

평화 강명옥 2002. 9. 4. 20:4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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교육원에서 맡은 일은 살림을 기획. 총괄하는 것이라 손대야 할 것이 많았다.
사업전반은 물론 직원들의 직급문제부터 필요한 컴퓨터와 책상을 구매하고 사무실 청소문제까지...
마음은 무척 바빴으나 일은 재미있었다.

전에 일했던 H중공업이나 협력단에서 주로 사업부서의 일을 맡았었기 때문에 본격인 기획.행정.총무
일은 그다지 손에 익지 않았던 일들이었다.
여러 가지 생각을 하며 업무 정리를 하다보니 야근도 자주 하게 되었다.

직속 상부 기관은 아니었지만 전례대로 교육부의 국제협력과와 주로 업무를 협의하게 되었다.
차년도 예산을 확보해야했던 때에는 퇴근 후 밤에 사업설명을 하러 기획예산처에 교육부의 담당과장,
담당자와 함께 간 적이 있다.

열심히 사업의 타당성과 필요성을 설명한 후에 기획예산처를 나온 시간은 거의 밤12시가 다되었었다.
그 때 같이 했던 분들의 노력과 열심, 일에 대한 책임감 등에 대해서는 지금도 고맙게 생각하고 있다.

대학 시절 이후 별로 나와보지 않던 명동 일대가 친숙해지는 것도 좋았다.
점심식사는 자율로 해결해야 했는데 대체로 두 그룹으로 나뉘어졌다.

약간 나이든 사람들은 매일 메뉴가 바뀌는 한정식이 나오는 외환은행본점의 식당이 값도 저렴하고
입맛도 맞는다고 해서 자주 애용한데 비해 젊은 사람들은 식판에다가 밥 먹는 것이 싫다고 해서 매일
다른 음식점을 애용하였다.
이러한 세대 차이를 깨닫는 것도 일상의 생활에서 얻는 재미로 느껴졌다.

그러나 일을 시작한지 한달 만에 협력단 시절 과로로 얻게 된 장염이 재발해서 병원에 며칠간 입원을
하게 되었다.
병원에서는 여러 가지 검사를 한 후에 장보다도 위가 더 많이 나빠졌다는 이야기를 하였다.

퇴원 후에도 간헐 적으로 자주 아파서 가끔씩 쉬게 되었다.
그래서 한의사도 만나 약을 먹게 되고 단식도 하면서 여러 가지 치료를 시도하였다.

그러던 중 어느 날 한 목소리가 들렸다.
"이제 쉬어라..."
그것이 극심한 피로에 시달리고 있던 나의 내부소리였는지 아님 하나님의 뜻이었는지는 모르겠다.
일을 시작한지 불과 넉 달 째였다.


As God adds years to your life, ask Him to add life to your years.
하나님께서 당신의 인생에 년수를 더하실 때
그 년수에 활력을 더해주시기를 간구하라. .


요도가와철쭉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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