일하며 느끼며

지 사랑 지가 받지!

평화 강명옥 2002. 9. 16. 07:16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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그런 말이 있다.
지사랑 지가 받는다고...살면서 많이 느끼는데 정말 맞는 말이라는 생각이 든다.

요즘 우리 사무실에 인턴이 와서 일을 하고 있다.
한국에서 법대를 나와 캐나다 법대대학원을 졸업할 예정인 학생으로 과정 중에
인턴과정이 있어 오게 되었다.

오게 된 경우도 참 인연이다 싶게 쉬웠다.
학교동기이기도 한 부인이 유네스코한국위원회에서 인턴을 하고 있는데 부서
팀장에게 남편이 국가인권위원회에서 인턴을 하기 원한다는 이야기를 했었다고 한다.

마침 그 팀장이 나를 비롯해서 우리 직원을 잘 알고 있어 전화를 했고 내가
좋다고 해서 일이 진행되었다.

학생시절 통역 및 번역 일을 많이 했었다는 이야기를 하길래 일을 잘하는구나 싶었다.
그동안 몇 주가 지났는데 직원들만큼 열심이다.
토요일은 안 나와도 좋다고 이야기했음에도 부득부득 나와 일을 하고 있다.

일을 지시하면 바로 실행에 옮겨 예상보다 훨씬 빠르게 결과물을 내놓고 있다.
꿈이 인권 현장에 가서 일을 하는 것이라는데 하는 것으로 보아 어디를 가든
잘하고 잘 지낼 것이라는 생각이 든다.

오히려 저렇게 몰두하다가 탈날까봐 내가 가끔 잔소리를 한다.
적절히 쉴 때는 쉬면서 하라고...
하루 종일 말도 없이 일하는 것을 보면 참 괜찮고 귀엽다(?)는 생각이 들 때도 있다.
내게 그보다 더 나이 많은 아들들이 있으니 귀엽다는 표현이 그리 넘치는 표현은
아니라는 생각인데...
그러면서 느끼는 것은 나도 어쩔 수 없는 나이 든 세대구나 하는 것이다.

나는 아래 직급에 있을 때 별로 귀여움을 받고 지낸 타입은 아니다.
돌이켜 보면 책임감이 강해 일을 맡기기는 좋지만 대하기 부담스러운 대상이
아니었을까 싶다.

모든 직원들에게 반말을 하던 기관장이 내게는 꼬박꼬박 말을 올렸었는데 당시는
무심히 지나쳤었다.
내가 편안한 부하직원이 아니었다는 반증이라는 자각이 새삼스럽게 든다.

그래도 일이건 사적인 자리이건 할 도리는 다해왔다는 생각이다.
술을 안 마셔도 회식자리를 끝까지 지키고 있다든가 등등...

언제 어디선가 했던 말이다.
나는 상관에게 아부할 줄도 모르고 선물할 줄도 모르고 비위 맞출 생각은 아예
하지도 않고 지냈으면서도 이제 윗자리에 있어 보니 '내게 잘하는' 부하 직원에게
마음이 가고 신경이 쓰인다고...

그 잘하는 것이 온전히 마음에서 우러나오는 것이 아니라고 해도 그렇게 기우는
것을 보면 인지상정이 아닌가 하는 핑계가 은근히 떠오른다.
그렇다고 드러나게 직원들을 편애할 일은 없지만 마음이 그렇다는 것이다.

문득 지난 일이 떠오른다.
나보다 한참 어린 여직원과 둘이서 해외출장을 간 적이 있다.
워낙 똑똑하고 야무졌는데 자기 의견이 뚜렷하다 보니 내 것 네 것이 너무 분명했다.

비행기를 갈아타다 보면 공항에서 보내는 시간이 꽤 될 때도 있었는데 처음 그런
시간이 되자 한다는 이야기.
"과장님. 저 혼자서 쇼핑하고 싶은데요. ㅇㅇ 시까지 ㅇㅇ 앞에서 만나시지요."
황당하기는 했지만 신세대라 그러려니 싶어서 그러자고 했고 출장 내내 그렇게 지냈다.

그 때 사실 서운함이 조금 있었지만 이해를 했는데 앞으로 사회생활 하면서 그
딱 부러지는 의견과 행동이 조금 방해는 되겠구나 하는 생각을 했다.
사회에서 지내다 보면 조금, 때로는 많이 손해보고 지고 사는 것이 궁극적으로는
좋다는 생각이다.

우선 잘되고 잘못된 것을 스스로 비교하고 따지지 않으니 내 마음이 편해 좋고
상대방에게 좋은 것이 돌아가니 좋고 상대방이 그것을 좋아하니 좋고...

Open your Bible prayerfully; read it carefully; obey it joyfully.
(기도하는 마음으로 성경을 열고, 주의 깊게 읽고, 기쁨으로 순종하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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