일하며 느끼며

덕장(德長) 콤플렉스

평화 강명옥 2003. 6. 6. 17:31
반응형
SMALL

나는 기업, 정부산하기관, 학교, 국제기구, 정부기관 등 다양한 기관들에서 일을 하여 비교적 여러 모습의 조직들을 경험했다. 20여 년 되는 사회생활을 하면서 자연스럽게 나의 원칙이 형성되었는데...일에 대해서는 나의 직위가 무엇이든 기관장 같은 마음으로 일을 한다는 것이었다. 이것은 일중독이라는 증세로 나타났다.

사람에 대해서는 늘 장점을 보고 상사에 대해서는 일로써 능력껏 보좌하고 부하 직원에 대해서는 가능한 많은 재량권을 주자는 것이었다. 이것은 어느 조직에나 있는 라인에 들어가지 않고 독립적인 위치에서 일에만 신경 쓰는 것으로 나타났다.


그렇다고 라인에 들어가지 않았다고 해서 크게 손해본 것은 없다는 생각이다. 이것은 내가 여성이었기 때문에 가능했고 지금 돌아보아도 최선의 선택이었다고 생각한다. 그동안 부하 직원들은 여성들을 제외하고 거의 나보다 나이가 위였다. 그럼에도 일을 하는데 있어서 불편을 느낀 일도 거의 없었다. 부하 직원들의 신상에 일이 생기면 내 자리를 걸고 방어하려고 했다.

지난 번 그동안의 사회생활을 통째로 다시 돌아보는 일이 있었다. 상사로부터는 공격을 받았고 부하직원으로부터는 항명을 받았던 것이었다. 충격이었고 황당했다. 선대하고 있다고 생각한 상대로부터 전혀 반대의 모습으로 부딪혔을 때 나는 이제까지 해왔던 방식으로 대하고 끝냈다.싫은 소리 한마디 안하고 상사가 원하는 대로 해주고 부하직원에 대해서는 내가 파악한 장점을 적은 최고의 인사고과를 해주었던 것이다.

내가 이 과정을 겪으면서 감사했던 것이 있다. 긴 기간동안 사회생활을 하면서 참 좋은 사람들을 만났었다는 것이었다. 그리고 내가 일 잘하고 사람들과 잘 지낸다고 스스로 생각해왔던 것이 얼마나 큰 교만이었는가를 깨달았다.

가끔 생각해본다. 내 권리와 자리를 지키기 위해 누구 말대로 피 튀기게 싸웠어야 했을까? 하지만 같은 상황이 되풀이된다면 나는 내가 했던 그대로 할 것이라는 결론이다. 그것은 내가 떠날 때가 되어 그런 일들이 일어났다는 자각이 들었었기 때문이다.


그리고 내가 너무 오랫동안 모든 것을 덕으로 해야한다는 덕장(德長) 콤플렉스에 빠져 살아와서 싸워본 적이 없기 때문이다. 싸워가면서까지 같이 일하기에는 이 세상에 일도 많고 사람도 많다는 생각은 또 하나의 교만인지 아니면 변명인지...



More precious than gold is God's Word to me,
Much better than pearls from deep in the sea;
For in the Lord's words I take great delight,
And it is my joy each day and each night. - Fitzhugh
하나님의 말씀은 나에게 금보다 더 귀하며
바다 속 깊은 곳의 진주보다 더욱 좋네.
주님의 말씀으로 나는 큰 기쁨을 얻고
매일 매일 밤낮으로 내게 즐거움이 있네.


반응형
LIST

'일하며 느끼며' 카테고리의 다른 글

종친회  (0) 2003.07.12
아내의 자리  (0) 2003.07.11
인재 킬러  (0) 2002.09.17
지 사랑 지가 받지!  (0) 2002.09.16
면전진정-S구치소를 다녀오다  (0) 2002.09.12