살아가노라니

군고구마 만들어먹기

평화 강명옥 2002. 9. 18. 11:4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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언젠가 홈쇼핑 채널을 보다가 불티나게 팔린다는 팬을 하나 샀다.
우리나라 사람이 특허를 낸 도자기 팬으로 물 없이 야채를 데치고 생선을
굽는 것이 가능하다.
여러 가지 기능 중에 군고구마 만드는 것도 있다.

요즘 아침저녁 날씨가 쌀쌀해지면서 저녁에 인터넷을 뒤질 때 특히 입이
심심해지는데 어느날 갑자기 군고구마가 생각이 났다.
그래서 사용법을 새삼 읽어 보면서 고구마를 구웠는데 정말 똑같았다.

속은 고루고루 잘 익고 겉의 탄 표면도 일반 군고구마와 똑같다.
고구마를 씻고 껍질을 깎은 다음 팬에 넣고 뚜껑을 덮고 중불에 두면 된다.
익는 냄새가 나면 뚜껑을 열고 뒤집어서 10분쯤 후에 열면 완벽한 군고구마를
먹을 수 있다.

조만간 감자도 시험해 볼 요량이다.
어째 그 다양한 음식 중에 군고구마, 감자가 맛이 당기는지 알다가도 모르겠다.

친구들이 다 그런다.
젊어서는 양식이 그렇게 눈에 들어오고 맛이 있었는데 갈수록 입맛이 토속적으로
돌아간다고...

그래서 만나는 장소는 거의 한식집으로 정하게 된다.
우리는 어쩔 수 없는 한국인이야, 어쩔 수 없는 중년이야 하면서...

이번 겨울은 도자기 팬 덕분에 군고구마를 실컷 즐길 수 있게 되었다.
다만 활동량이 부족하다 보니 먹는 대로 체중으로 가는 것이 염려될 뿐이다.

오랜 만에 보는 사람들의 인사가 “많이 부우셨네요.” 할 때마다 가슴이
뜨끔뜨끔하지만 군고구마의 유혹을 뿌리치기가 어려울 것 같은 예감이 든다.

저기 겨울이 보인다.


Do thy duty, that is best; leave unto the Lord the rest.(Longfellow)
(최선을 다해 책임을 완수해라. 나머지도 모두 주님께 맡기라)

아몬드나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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