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런저런 생각들

新풍속도(3) : 학교운동장에서 달리기

평화 강명옥 2005. 7. 19. 00:0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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평소 운동을 할 때 날씨로 인해서 산에 오르거나 하천가에 가기가 힘든 경우에는 집 근처에 있는 초등학교 운동장으로 간다.  보통은 몇 몇 아이들이 놀고 있거나 어른들이 운동장 주위를 걷는 것을 볼 수 있다.

 

운동장에서 걷거나 달리기를 하다 보면 아스라이 옛 적 생각이 나고는 한다. 노란 벽의 교실들, 언제까지 그 자리에 서 있을 것만 같은 나무들, 운동장 한 구석에 옹기종기 몰려 있는 정글, 늑목, 철봉, 모래밭 등....

 

손놓고 정글에서 왔다 갔다 하다가 거꾸로 떨어져 위험할 뻔했던 일, 시끌벅적했고 마냥 즐거웠던 운동회, 무척 어려웠던 철봉 매달리기의 길었던 30초, 달려도 달려도 끝나지 않을 것 같았던 40분 13초안에 끝내야만 했던 800미터 달리기...

 

친구들과 늘상 운동장에서 놀던 초등학교 시절은 물론 중고교 시절도 입학 점수에 체력장 점수가 합해지는 때였고 체력장 연습을 하느라 운동장에서 많은 시간을 보냈었다. 그리고는 대학에 입학하고 나서는 1학년 때 필수로 들어야 했던 체육시간 외에는 특별하게 운동을 한 것이 없어 운동장과는 인연이 없었다. 어른이 된 후로는 더욱 그랬다. 그랬는데 요즘에 건강을 위해 걷기를 해야한다는 의무감에서 가끔씩 학교 운동장을 찾으며 학창 시절을 떠올리고는 하니 정말 나도, 세상도 많이 바뀌었다는 생각이 든다.

 

학생들이 하교하고 나면 굳게 잠겼던 교문이 언제부터인가 지역주민들에게 개방이 되었고 어떤 대학교에서는 학생들이 이용하는 체육시설을 주민들이 이용할 수 있게 했다는 뉴스도 있었다. 그만큼 우리 사회가 열린 사회가 되어간다는 것을 보여주는 것 같다.

 

지난 번에는 운동장을 걷다가 흙이 깨끗해서 맨 발로 걸어보았다. 처음에는 발바닥이 약간 따갑더니만 곧 괜찮아졌고 무엇보다도 발이 그렇게 시원할 수가 없었다. 흙으로 인해 자연스럽게 지압이 되는 듯 했다. 친구들과 자전거를 타며 놀던 한 아이가 궁금한 얼굴로 오더니만 물었다.  "아줌마, 왜 맨발로 걸어요?" "건강에 좋으라고 그런단다." 내 대답에도 아이는 영 궁금증이 풀리지 않는다는 표정이었다. 지금은 마냥 건강한 모습으로 뛰어 노는 저 아이가 내 나이나 되어야 지금의 모습을 이해하려나 싶었다.

 

한참을 걷다가 달리다가 덩굴나무 아래 있는 긴 의자에 누우면 보이는 하늘 모습 또한 일품이다. 끝없이 펼쳐지는 시야가 내가 누구인지 여기가 어디인지 잠깐 깜빡 잊게 하는 그 맛에 여전히 운동장을 찾곤 한다.

 

 

God uses ordinary people to carry out His extraordinary plan. 
 하나님께서는 비범한 계획을 수행하시기 위해 평범한 사람들을 사용하신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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