살아가노라니

수술해야겠습니다

평화 강명옥 2005. 7. 21. 00:0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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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너무 커서 빨리 수술을 해야겠습니다."

 

일주일 전부터 유달리 피곤하다 싶더니 아니나 다를까 목소리가 변하고 무엇을 삼키기에 불편할 정도로 편도선이 부었다. 집 근처에 있는 이비인후과를 찾아갔더니만 내 목을 보자마자 의사가 한 이야기이다.

 

어려서 감기에 걸려 병원에 갔을 때부터 이 말을 들어왔으니 40년 가까이 다 된 이야기이다. 내가 내 목을 들여다봐도 편도선이 상당히 크게 보인다. 어떻게 음식물을 제대로 삼킬 수 있느냐는 것이 으레껏 의사의 다음 질문이었으니까.

 

그럼에도 이날 이때까지 편도선 때문에 음식을 먹지 못한 적은 없이 잘 살아 왔으니 타고 나길 크게 타고난 내 편도선에 별 불만은 없다. 물론 감기에 걸리면 부어서 고생은 하지만...

 

약을 몇 번 먹었더니 부은 것도 가라앉아 그다지 불편하지는 않다. 앞으로도 정말 음식을 먹지 못하는 사태가 오기 전에는 - 그럴 일이 없으리라 생각하고 - 절대 수술할 생각이 없다. 

 

그런 대로 건강하게 병원에 입원하는 일없이 삼십 몇 년을 잘 살았는데 사십이 가까웠을 때부터는 병원에 입원하는 것이 연중 행사가 되어버렸다. 이 곳 저 곳 고장이 나는 속도가 상당히 빠르게 진행이 되는 탓인가 싶다. 다만 이런 와중에도 감사한 것은 겉으로는 너무도 멀쩡한 모습이라는 것이다.

 

요 몇 년 사이에 수술을 두 번 했다.  몸에 혹이 생겨 수술하란 이야기 듣고도 10년을 버텼는데 결국 증세가 심각해져서 수술을 했고 다른 한 번은 장에 폴립이 생겼는데 장차 암이 될 수도 있고 어차피 수술을 할 수밖에 없다는 말에 진단 받은 지 이틀 후에 제거수술을 받았다.

 

하도 병원에 드나들다 보니 정말 웬만해서는 병원에 가지 않고 살고 싶다. 그래서 부지런히 걷기도 하고 달리기도 하는데 탈이 나는 것은 어쩔 수가 없는 것 같다. 우리 몸은 하나님의 영이 거하는 귀중한 성전이라 정말 주신대로 곱게 유지하다 하늘 나라 가고 싶은데 그것이 그리 쉽지가 않은 것 같다.

 

40년을 버티고 있는 편도선 수술 이야기....들은 것이 병이라고 신경이 쓰이지만 어떻게든 섭생을 잘하고 운동도 부지런히 하면서 끝까지 칼 안대고 버틸 생각이다.

 

 

Help me to see the tragic plight
Of souls far off in sin;
Help me to love, to pray, and go
To bring the wandering in. - Harrison 
 죄 가운데 깊이 떨어져 있는 영혼들의
 비참한 환란을 볼 수 있도록 도와주소서.
 방황하는 이들을 사랑하고, 기도하고
 가서 이끌어 올 수 있도록 도와주소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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