살아가노라니

색소폰으로 들은 결혼행진곡

평화 강명옥 2005. 7. 16. 00:07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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얼마 전 평일에 남편 후배의 결혼식에 다녀왔다. 벌써 40 중반을 향해 달려가는 그 후배는 거의 10년 전에 내가 중매도 한번 섰던 기억이 있는데 그동안 짝을 만나지 못하고 있어 누구를 소개해야 하는가 하는 부담을 우리에게 주고 있었다.

 

많은 사람들이 결혼을 필수가 아닌 선택으로 여기는 시대가 되었음에도 싱글들을 보면 걸 맞는 짝을 찾아줘야 한다는 누가 시키지도 않은(?) 부담을 느끼는 것은 오랜 싱글 생활 끝에 늦게 결혼한 탓 인가도 싶다. 그 보다는 결혼하고 보니 배우는 것(?)이 많고 무엇보다도 혼자 있는 것보다 함께 한다는 것의 행복을 다른 사람들도 알았으면 하는 바램에서가 더 크다고 할 수 있다.

 

결혼하고 나더니 남편이 너무 좋아 정신을 차리지 못한다는 친구들의 핀잔에도 불구하고  세월이 흐를수록 남편이 더 이뻐지고(?) 좋아지니 그 좋은 것을 어찌 감출 수 있으랴! 그러다 보니 결혼이 늦어지고 있는 후배는 물론 새파랗게 젊은 후배들을 보고도 결혼하면 좋으니 가능하면 일찍 결혼하라고 권유하는 경우가 많다.
 
후배의 결혼식에는 예전 우리 결혼식처럼 하객들 중에 젊은 사람들은 거의 없고(?) 모두 관록 있는 중년들과 노년들로 붐볐다. 그러나 신랑은 나이와는 상관없이 20대 청년으로 보였고 신부도 물론 주인공답게 아름다웠다. 진정으로 결혼을 축하하는 마음으로 앉아 결혼식을 지켜보았다.

 

신랑 신부 입장하는데 다른 결혼식과는 달리 결혼행진곡을 색소폰으로 연주하는 것이 특이하였다. 아울러 축하연주 때 신랑의 선배라는 그 색소폰 연주자가 'Bridge Over Troubled Water'를 연주하는데 결혼식장에서 듣는 색소폰 연주가 묘한 감흥을 불러일으키는 것 같았다. 연주자가 하객들의 열렬한 박수를 받은 것은 물론이었다.

 

식이 다 끝나고 신랑신부의 선후배, 동료들 틈에 끼어 사진촬영을 했는데 신부가 부케를 던지는 장면에서 사진 찍느라 서있는 몇 십 명의 사람들 중에 오로지 한 명 있었던 미혼인 신랑의 남자후배가 신부가 던지는 부케를 받았다. 부케를 받으면 6개월 안에 결혼을 해야한다는데 이미 결혼한 사람들이 받을 수는 없었으니까...

 

바다에 나갈 때는 한번 기도하고 전쟁에 나갈 때는 두 번 기도하고 결혼할 때는 세 번 기도하라고

했다며 그저 잘될 것이라 무조건 믿고 살면 잘 살 것이라는 후배 결혼식 주례 말씀이 지당한 말씀이라는 생각을 하며 나의 기도 명단에 또 한 커플의 명단을 올려놓았다.


 

God loves you as much as if you were His  only child. 
 하나님께서는 마치 우리가 유일한 자식인 것처럼 사랑하신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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