살아가노라니

무청

평화 강명옥 2005. 8. 2. 00:1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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아는 사람이 바다로 낚시를 가 상당히 많은 고기를 잡았다고 주어서 느닷없이 매운탕을 끓이게 되었다. 가끔 붕어찜을 먹으러 가는데 붕어찜에 듬뿍 넣어져 나오는 시래기가 맛있었다는 것을 기억해내고 매운탕에 무청을 넣을 생각을 하고 장보러 나섰다. 특히 시래기를 많이 먹은 날은 유달리 소화가 잘 되었다는 기억도 있었다.

 

그런데 마트에 가도 무청을 구할 수가 없고 시장 가는 길가에 죽 늘어서 있는 야채행상들의 물품을 훑었음에도 필요한 무청이 보이지 않았다. 그냥 배추와 다른 야채를 이용할까 하다가 시장 안에 있는 야채상 생각이 났다. 어떤 종류든 무더기로 쌓아놓고 파니 혹시 구할 수 있지 않을까 싶었다.

 

정말 시장 안으로 들어서니 야채상마다 야채를 쌓아놓고 파는데 무를 파는 곳에 잘라낸 무청이 지천으로 널려 있었다. 무청 좀 달라고 하자 아주머니가 떨어져 있던 싱싱한 무청을 여러 단 집어주면서 필요한 만큼 가져가란다. 쌓여있는 무청을 상당량 집어 장가방에 넣고 얼마냐고 물었더니 그냥 가란다.

 

뭘 공짜로 그냥 받아 간다는 것이 순간 무척 당황스러웠으나 곧 고맙다고 하고 시장을 나섰는데 나중에 생각해보니 내 얼굴을 제대로 보지도 않은 아주머니의 태도에서 아무도 가져가지 않아 버리는 무청을 얻어 가는 나를 무척 딱하게(?) 본 것이 아니었나 싶었다.

 

집에 가져 온 무청을 푹 삶아서 물고기에 된장, 고추장을 풀어 넣은 다음 고춧가루와 마늘을 듬뿍 넣고 푹 끓였더니 상당히 맛이 있었다. 평소 비린 것을 별로 좋아하지 않아서 생선은 다른 요리를 하지 않고 거의 구워 먹었는데 이렇게 끓여보니 꽤 괜찮았다.
     
그 다음날은 무청을 이용해서 우거지갈비탕을 만들어 먹었다. 아직도 받아온 무청이 꽤 남아 있어 해먹을 반찬이 무엇이 더 있을까 싶어 인터넷을 찾아보니 이미 해먹은 음식 외에도 무청된장국, 무청콩비지찌개, 무청삼겹살볶음 등 여러 가지가 가능하다는 것을 알았다. 또한 자료를 찾아보니 한국식품연구원에서 무청에 간암억제효능이 있고 식이섬유와 칼슘, 철을 함유하고 있는 우수한 식품소재이며 무청농축물과 가공무청을 제조하는 방법을 개발해 발명특허를 냈다고 한다.

 

새삼 무청이 맛있고 좋다는 것을 알아 앞으로 자주 음식을 해먹으려고 하는데 종종 시장 야채상을 찾아가야 할 것 같다. 무청을 찾는 것이 더 이상 이상한(?) 모습으로 보이지 않으려면 다음에는 일단 무를 사고 덤으로 얻어야겠다. 참 별 것이 다 신경 쓰이는 더운 여름이다.


 

Because God gives us everything, we owe Him all our praise. 
모든 것을 하나님께서 주셨으니 모든 경배를 그분께 돌려 드려야 마땅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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