믿음 이야기

새벽기도

평화 강명옥 2005. 8. 17. 00:22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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그제부터 다시 새벽기도를 시작하였다. 아침 일찍 덜 깬 잠을 떨치고 일어나 트이지 않은 목소리로 찬송가를 부르고 말씀을 읽고 설교를 듣고 기도하는 새벽예배는 정말 좋다.

 

작년 여름 서울에 온 이래 남편과 함께 비교적 집에서 가까운 광화문에 있는 교회 새벽예배에 출석하였었다. 예배가 끝나면 교회 뜰의 오랜 고목 밑에 앉아 커피를 마시고, 삶의 활력이 넘치는 새벽수산시장을 가보거나 새벽길 드라이브를 다니거나 하면서 좋은 시간을 보냈다. 열심히 참석하던 새벽예배는 이후 일상에 묻혔고 언젠가 다시 회복하자라는 생각을 하며 그렇게 시간이 지났다.

 

지난 주 집에서 QT를 하면서 다시 새벽예배에 나가야겠다는 생각이 들었고 주일예배에 참석하면서 그 생각이 확고해졌다. 지난 1997년 우리 교회가 서울에서 화정으로 이사 한 후 매일 새벽예배에 참석하는 것이 현실적으로 쉽지가 않아 매년 부활절을 전후로 하는 특별새벽예배에  참석하는 것으로 그쳤었다.

 

믿음이 좋으셨던 시할머님은 눈오는 한겨울이면 일찍 일어나 교회까지 가는 길의 눈을 치워놓으셨다고 했다. 시할머님과 함께 새벽기도에 참석하셨던 시어머님은 지금도 새벽예배부터 시작해서 교회의 모든 예배에 참석하시고 있고 우리가 시댁에 가면 이제는 내가 어머님을 좇아 새벽기도에 간다.

 

내가 결혼 전 당신들은 교회에 다니지 않으시면서 믿는 가정의 짝을 만나기를 원하셨던 우리 친정부모님의 소망과 믿음 좋은 며느리 맞기를 기도하셨던 시어머님의 오랜 기도가 이루어진 것이 우리 부부의 만남이다.

 

그동안 새벽기도에 참석하다가 중단하고 다시 시작하고 한 것이 벌써 몇 번째인지 모른다. 몸이 약하여 직장 생활을 하면서 새벽기도에 참석하는 것이 현실적으로 무리가 많았기도 했지만 결국은 내 마음이, 믿음이 그만큼 약했다는 생각이 든다.

 

예수님께서 잡히시던 날 겟세마네 동산에서 기도하실 때 함께 하셨던 베드로와 세베대의 두 아들이 자는 것을 보시고 '너희가 나와 함께 한 시 동안도 이렇게 깨어 있을 수 없더냐 시험에 들지 않게 깨어 있어 기도하라 마음에는 원이로되 육신이 약하도다(마태복음 26:40-41)'는 말씀을 읽을 때면 마음이 찔리면서도 꾸준하지가 못했다.

 

늘 핑계가 많은 내게 요즘은 더 이상 하나님께 핑계를 댈 수 없는 상황이 되었다. 언제나 자청하기보다는 도저히 하지 않으면 안되게 될 때에서야 움직이는 나의 게으르고 약한 마음판을 아시는 하나님께서 정말 큰 은혜로 용서하시는 것을 새삼 깨닫게 되는 새벽들이 계속되고 있다.

 

 

Faith is the key to answered prayer.
 믿음이 곧 응답받는 기도의 열쇠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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