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런저런 생각들

삼국지

평화 강명옥 2005. 8. 18. 01:02
반응형
SMALL


오랜만에 다시 삼국지를 읽었다. 어려서부터 이렇게 저렇게 여러 번 읽어서 내용은 잘 알고 있었지만 몇 년 전에 이문열씨가 새로 정리해놓은 삼국지를 구입해서 읽었었다. 그리고 작년에 새로 장정일씨가 정리해놓았다는 삼국지를 구입을 하였으나 읽다가 중단했던 것을 이번에 시작해서 다시 읽었다.

 

어릴 때 동네 골목에서 친구들과 날이 어둡도록 땅따먹기 놀이를 했던 기억이 있다. 왜 그리도 열심히 땅을 넓히려고 애를 썼는지.... 삼국지의 마지막 장을 닫으면서 그 끊임없는 땅넓히기에 온 인생을 거는 많은 인물들을 다시 돌아보았다. 성공과 실패의 구별은 능력의 차이에도 있지만 읽

을수록 교만에 뒤따르는 패망이 많이 보였다.

 

삼국지를 읽으면서 온갖 유형의 사람들을 보게 된다. 등장하는 셀 수 없을 정도의 많은 인물들과 그들로 인해서 벌어지는 일들로 인해서 읽고 또 읽게 된다는 말이 사실이라는 것을 새삼 느꼈다. 나라면 이런 상황에서 어떻게 했을까를 생각하면서 읽게 되고 등장 인물들의 생각에 동조하고 비판하면서 보게 된다.

 

삼국지 부록에는 등장하는 인물들의 유형을 분석해 놓았는데 사실 사람의 성격이라는 것이 딱히 어떤 유형이라고 보기가 참 어렵다는 생각이다. 같은 사람이라도 당시의 주변 상황에 따라 그리고 심리 상태에 따라 그 행동을 예상하기가 쉽지가 않다. 나 자신을 돌아보아도 내 마음이 어떻게 돌아갈 지가 분명치 않은데 하물며 다른 사람에 대해 어떻게 판단을 내리겠는가 싶다.

 

이번에 삼국지를 읽으면서 내 마음에 들어왔던 것은 사람 사이의 믿음에 대한 것이었다. 부모와 자식으로 만났든 주군과 부하로 만났든 친구로 만났든 심지어 원수로 만났든 간에 서로를 인정하고 믿고 살아가는 것. 상대방에 대한 신뢰가 깨어졌을 때 배반과 살육과 비극이 일어난다. 그리고 사람에 대한 믿음이 깨어졌을 때 일이 실패하고 심지어는 인생 전체가 실패하게 된다는 것이다.         

 

그저 다른 사람들도 다 내 마음 같으려니 하고 살던 우리가 요즘 믿었던 사람들의 배신으로인해 괴로운 나날들을 보내고 있다. 선한 마음으로 선하게 살아도 후회가 많을 인생인데 다른 사람들을 괴롭히고 험난한 길을 걷게 하는 사람들의 마음은 어떤가 하는 생각을 하게 된다. 그 덕분에 우리가 참으로 좋은 사람들과 만나고 사귀고 살아왔다는 것을 더 절실히 깨닫게 되었으니 참 역설적인 일이다.

 

나는 과연 나를 위해 언제 어디서 무엇이든 해 줄 수 있는 그런 친구를 만났는가? 내가 그런 친구가 되어 줄 수가 있는가? 하나님 앞에 갈 때까지 생각해야 하는 질문을 가끔 생각해보게 된다.

 

 

Kind words can give a lift to a heavy heart. 
 친절한 말은 무거운 마음을 가볍게 해준다. 
            
  


 

반응형
LIST

'이런저런 생각들' 카테고리의 다른 글

평양  (0) 2005.08.30
매미들의 합창  (0) 2005.08.19
소음  (0) 2005.08.06
新풍속도(5) : 노래방에서 스트레스 풀기  (0) 2005.07.23
新풍속도(4) : 찜질방에서 놀기  (0) 2005.07.22