살아가노라니

징크스(1)

평화 강명옥 2005. 8. 22. 17:28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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내가 쓴 글들을 읽어보다가 갑자기 후배가 했던 말이 생각나서 찾아본 단어가 있다.

 

징크스 (jinx)[명사]
1.불길한 일. 재수 없는 일.  ¶ 징크스를 깨다.
2.(흔히 경기 따위에서) 으레 그렇게 되리라고 일반적으로 믿고 있는 일. ¶ 징크스를 가지다. 
 
후배는 오랜 시간 나를 잘 아는 후배였는데 언제인가 "왜 직장마다 괴롭히는 상사가 한 명씩 있지 않았느냐"는 말이었다. "참 그랬었네 생각해보니..." 나는 전혀 의식을 하지 못했던 일이라 그렇게 대답하고 넘어간 일이 있었다.

 

살면서 사람들과 부딪치거나 다투는 것을 극히 싫어해서 웬만하면 참고 양보하고 넘어가다 보니 어느 조직에 가든 사람들과 관계에서 힘들 일은 별로 없었다. 그러나 그동안 다녔던 직장에서의 생활들을 돌이켜 보니 정말 한 사람씩 그것도 바로 위의 직속상관으로부터 공격을 받은 일들이 있었다. 조직 생활을 하다 보면 흔히 있을 수 있는 일인데 내게는 드문 일이라 더 선명하게 기억 속에 남아 있는 것인지도 모르겠다.

 

특이한 것은 상사가 내게 정도에 넘어서는 무리한 것을 요구했다는 것은 유감이나 그 상사에 대해서는 유감이 별로 없다는 것이다. 나와 부딪친 사람들은 나뿐만 아니라 다른 직원들과도 끊임없이 문제를 일으켰고 그것이 그들에게는 보통의 일이었기에 그다지 신경을 쓰지 않았는지도 모르겠다.

 

마지막 직장에서도 어떻게 보면 예외가 아닌 일이 발생을 했다. 같이 퇴근을 하고 집이 그리 멀지 않아서 차로 모셔다 드릴만큼 가깝게 지냈다. 그동안 직장에서 여성으로서는 어찌하였건 제일 높은(?) 직위에만 있다가 만난 유일한 동성 직속 상사이고 나이 차도 없고 해서 더 그랬는지도 모르겠다. 사적인 이야기도 많이 하였고 특별활동도 내가 좋아해서 보다는 상사의 뜻에 따라 같이 하였다.

 

그러던 것이 지금도 생각해보면 아직도 그 이유를 모르겠는데 어느 날부터 우리 과에 대한 심한 질책이 책임자인 나를 넘어서 전체에게 떨어지기 시작했다. 의아하게 생각하며 지냈는데 결정적인 일이 생겼을 때 전화로 일에 대해 설명하다가 '그렇다면 좋으실대로 하시지요.'라고 받았는데 그야말로 난리(?)가 났다. 불려가서 보름동안 있었던 나와 우리 과의 잘못에 대한 것이 줄줄이 열 몇 가지가 나오고 이래서 여자는 싫다라는 소리까지 들었다. 그리고는 어찌하였건 앞으로의 일을 위해 서로 잘하기로 하고 마무리를 했다.

 

그리고 몇 달 후 퇴근길에 신호들이 바뀌는 것을 기다리다가 뒤차가 들이받는 교통사고가 났다. 깜박 정신을 잃었다가 바로 깨어났고 별 큰 탈이 난 것 같지는 않아 명함만 받고 보냈다. 다음날 출근해서 일을 하는데 아무래도 걷는 것이 불편하고 힘들어서 오후에 병원에 들렀고 바로 입원을 하게 되었다. 병원에서 상사에게 입원했다고 전화를 했더니 바쁜 일이 있는데 입원해 있으면 어쩌냐는 소리에 마음이 약해지고 사실 일도 걱정이 되어 그 다음날 퇴원을 시켜 달라고 했더니 병원에서는 다시 입원할 것이 뻔한데 왜 퇴원 하려느냐고 말렸지만 강행을 했다.


 

When it seems you can't forgive, remember how much you've been forgiven. 
 용서할 수 없을 것 같을 때 당신이 얼마나 많이 용서받았는지 기억하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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