일하며 느끼며

종친회

평화 강명옥 2003. 7. 12. 01:23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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작년에 공무원에 임용될 때 그 내용이 신문 인사란에 실린 적이 있다. 진주 강씨 종친회 중앙회에서 그것을 보고 연락을 해왔다. 종친회 인사란에 올리겠다고 해서 인적사항을 보냈고 이후에 이사를 맡아달라고 해서 감투를 쓰게 되었다.

종친회 회보를 받아보면 주로 활동하는 분들이 연세가 있으신 어른들이다. 이사 명단을 보아하니 내 나이가 제일 젊은 축에 속하고 유일한 여성이다. 이름만 올려놓고 활동한 것은 없으나 나중에 기회가 있으면 봉사할 생각이다.

평소 종친회에 대해 관심을 가질 일이 없었으나 지난 번 선거를 치르면서 도움을 많이 받았다. 당시 내게는 아무 연고도 없는 남편의 고향에서 내가 활동할 연결 고리는 교회밖에 없었다. 교인들을 대상으로 방문하고 공식적인 행사에만 참석하던 어느 날 그 지역의 진주 강씨 종친회에서 찾아왔다. 후보의 아내가 종씨라는 이야기를 듣고 돕겠다는 것이었다. 그렇게 해서 촌수를 따져 나보다 10여 년이 위인 오라버니와 조카님과 같이 산골 구석구석까지 찾아다닐 수가 있었다.

선거가 끝나고서도 오라버니와 조카님은 가끔씩 안부전화를 해왔고 나 역시 언제든 연락할 수가 있다. 선거 초장에 조카님이 한 이야기가 있다.

"사람들은 대개 일이 끝나고 나면 서울로 돌아가서 언제 알았냐는 듯이 무심하게들 변하더라구요. 고모는 안 그러겠지요?"

그러나 그럴 리가 있겠느냐고 대답했던 나 역시 그 무심한 군상 대열에 끼었다는 것을 느낀다.
언젠가는 할 수 있는 방법으로 보답하리라 생각하고 고마운 분들의 연락처를 챙겼지만 먼저 연락하게 되지는 않았다. 당시 우리의 갈 방향이 정해지면 연락하리라 마음먹었던 것이 상당기간 불분명한 시기가 계속되면서 새삼스레 인사할 시기를 놓치기도 했다.

이러저러한 모임들이 많은 요즈음 종친회라고 하면 어쩐지 고색 창연한 골동품처럼 느껴진다. 전 세계의 일이 하루에 다 알려지는 세상에서 새삼 씨족사회의 굳건한 그루터기를 보는 듯도 하고...

언젠가는 찾아서 인사를 해야지 하는 마음만 깊다.

God helps those who know they are helpless.
하나님은 스스로 무력함을 아는 자들을 도우신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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