살아가노라니

무대 공포증

평화 강명옥 2003. 6. 15. 15:56
반응형
SMALL
내가 처음으로 여러 사람 앞에 서서 이야기 해본 것은 국민학교 3학년 반장 선거 때였다. 여럿이 추천을 받아 앞에 나갔는데 무슨 말을 해야할지 몰라 다들 쭈뼛거리고 있었다. 그러자 선생님이 예를 들으며 설명을 하셨고 소견이랍시고 앵무새처럼 선생님이 하신 말씀을 부분 부분 따다가 그대로 했다. 얼마나 진땀이 나고 힘들던지...내가 최초로 경험한 무대공포증이었다.

이후 나는 여러 사람 앞에 나서는 것에 익숙해졌고 이야기하는 것에 자신감이 붙어갔다. 그다지 유머가 많지 않으면서도 오락시간, 소풍가서까지 사회를 도맡기까지 했다. 그래서 무척 활달한 성격으로 비쳐졌고 나도 그런 줄 알고 지냈는데 대학 졸업 후 회사에 입사한 뒤에는 '말이 없고 조용한 성격의 사람'으로 알려졌다. 학교에서처럼 나설 일이 없었고 주어진 일을 하는 데에는 달변이 별로 필요 없었던 것이다. 그러나 익숙해진 이 활달함은 수첩에 거의 빈 날이 없을 정도로 빡빡한 약속과 모임으로 전환되었고 그렇게 지내왔다.

요즈음 요양한답시고 약속도 모임도 없이 지내다 보니 어떤 날은 거의 말을 하지 않고 지낼 때도 있다. 완전히 조용한 생활, 조용한 사람 그 자체로 살아가고 있다. 그러면서 드는 생각은 이 조용한 생활도 괜찮고 할 만 하다는 것이다. 익숙해져 가는 것이리라.

강의할 때의 일이다. 첫 시간에 무작위로 학생들을 불러내어 왜 내 강의를 택했느냐에 대한 이야기를 해보라고 했다. 대부분이 쭈삣쭈삣 나와 수줍어하면서 이야기를 하는데 자신 있게 말하는 학생이 적었다. 게 중에는 여러 사람 앞에서 이야기하는 것이 평생에 처음이라는 학생도 있었다.

그것이 계기가 되어 매시간 강의가 시작되면 되도록 많은 학생들이 발표를 하는 시간을 가졌고 발표하는 것을 격려했다. 그러자 지목을 해야 대답하던 학생들은 차차 적극적이 되어서 한 학기가 끝나갈 무렵에는 100명이 넘는 친구들 앞에서 편안하게 자신의 생각과 의견을 이야기하게 되었다.

내가 겪은 경험을 학생들에게 적용시켜 본 경우이다.
무대공포증은 없다. 다만 익숙해질 기회를 가져보지 못한 것뿐이다.


Have you surrounded yourself with friends who tell you the truth or lies?
Is there a truth you're refusing to face?
Have you turned to Christ, who is the truth?
당신은 진실을 말하는 친구로 둘러싸여 있습니까?
아니면 거짓을 말하는 친구로 둘러싸여 있습니까?
당신이 피하려고 하는 진실이 있습니까?
당신은 진리이신 그리스도에게로 돌아섰습니까?


반응형
LIST

'살아가노라니' 카테고리의 다른 글

계단 좋아하기  (0) 2003.07.01
내 몸의 가시  (0) 2003.06.30
늙으신 부모님  (0) 2003.06.13
귀신놀이 소동  (0) 2003.06.11
노래방에 가다  (0) 2003.05.17