올빼미족

요즈음 점차로 '밤을 잊은 그들'이 늘어나고 있다고 한다.
밤새 영화를 보여주는 영화관의 관객이 늘고 밤새 음식을 파는 음식점이 늘고 있단다.
24시간 영업을 하는 찜질방부터 24시간 편의점은 그만큼 밤을 새우는 올빼미족들이
늘고 있음을 여실히 보여주고 있다.

인터넷의 각 사이트는 24시간 개방되어 활발하게 돌아가고 있다.
업무 성격상 집중해서 일할 수밖에 없는 IT 업계가 올빼미족의 다수를 차지했지만
점차로 밤을 낮 삼아 활동하는 인구는 날로날로 늘어난다는 것이다.

나 역시 이 올빼미족 대열에 들어선 이래 아직 못 벗어나고 있다.
지난 가을 교통사고로 병원에 장기 입원해 있는 동안 자연스레 낮과 밤이 바뀌었다.
약 먹고 낮에도 줄창 자다보니 밤에 깨어 있는 때가 늘었고 깨어 있다보니 이것저것
책을 들춰보다가 익숙해졌던 것이다.

퇴원한 뒤에 간신히 제자리를 찾았지만 가끔씩 잠이 오지 않을 때에는 종종
밤을 새우곤 하였다.
그러다가 다시 수술 건으로 입원했을 때 통증으로 밤낮이 뒤바뀌었고 퇴원 후에
영 갈피를 못 잡고 지금까지 계속되고 있다.

밤에는 TV보다가 인터넷 뒤지다가 책 읽다가 다 보내고 아침부터 잠이 들면 오후에
일어나 병원에 가는 일과가 자연스러워졌다.
얼마 전에는 그 전에 24시간을 자지 못하고 움직이다가 24시간을 자고 일어나니
정말 아무것도 할 수 없을 만큼 기운이 없었다.
이러다가 병을 더 키우지 싶은데도 이제 밤낮이 뒤바뀐 싸이클이 몸에 맞춰진 것 같다.

누군가는 자고 싶을 때 자면 된다고 하는데 과연 그렇게 해도 될는지?
이 흐트러진 신체시계를 돌려놓으려고 노력중인데 쉽지가 않다.
내가 다른 방면으로는 변화에 그다지 빠르게 순응하는 편이 아닌데 이 올빼미족 대열에
합류한 것이 유일하게 시대의 첨단을 걷는 것이다.


We must adjust our lives to the Bible- never the Bible to our lives.
우리의 삶을 성경에 맞추어야 하며 결코 성경을 우리 삶에 맞추어서는 안 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