일하며 느끼며

중국출장 : 북경(2)

평화 강명옥 2003. 7. 15. 00:25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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출장지에서 기관 방문과 협의는 잘 되어졌다.
공식적인 일이 다 끝난 저녁시간이 문제였는데 부장은 동료선후배인 공관사람들과
어울리느라 바빴다.
해서 나는 전에 노대사님을 모셨었다는 어느 과장과 함께 대사님을 모시고
오붓하게 매일 저녁을 따로 먹었다.
토요일 오후 만리장성을 둘러보는 것까지 셋이서 움직였다.

북경에서의 마지막은 일요일이라 여러 곳을 둘러볼 시간이 있었다.
그러나 전에 초창기 중국 공관에서 근무했던 부장은 자신은 다 봐서 볼 것이
없다면서 나 혼자 천안문 광장과 자금성, 이화원을 둘러보고 오라고 했다.
중국말을 모르는 내대신 운전기사에게 어디어디를 데려다 주라고 설명을 해주고...

그렇게 해서 자금성 앞에 도착한 나는 현지인 보다 몇 배 비싼 입장료를 반드시
중국화폐로 지급해야한다는 말에 관광 온 외국인에게
부탁을 해서 달러를 현지화폐로
바꾸는 소동 끝에 들어갈 수 있었다.

몇 시간에 걸쳐 혼자 움직이는 군상들을 따라 이리저리 유유자적 구경을 하며
그 규모에 놀라고 출구로 나와서는 기다리고 있던 기사를 만나 이화원으로 이동을
해서 그 넓은 곳을 역시 혼자서 돌아다녔다.
내 평생에 외국에 가서 혼자 돌아다녀 보기는 그 때가 처음이자 마지막이
될 것 같다.

그리고 저녁이 되어서 일을 도와주었던 여러 직원들과 함께 저녁을 먹고
노래방에를 가게 되었다.
노래방은 상당히 넓었고 조선족인 여자 도우미들이 몇 명 들어와 같이 어울렸다.
노래 끝에 춤을 추기도 했는데 마중을 나왔던 과장이 춤을 청했지만 늘 그래왔듯이
거절을 했다.
여러 번 요청하다가 거절당한 것이 무안했는지 아니면 융통성 없게 사는 내가
딱해 보였는지 여러 이야기를 하는 가운데 한 마디 했다.
"인생 그렇게 사는 게 아니에요."

인생에 대한 충고를 듣는 것으로 북경에서의 마지막 밤은 끝났다.

(후일담) 당시 과장이 그렇게 여러 번 내게 춤추자고 요청한 것은 부장으로부터
내가 절대 춤추지 않을 것이라는 이야기를 듣고 그렇지 않을 것이라고 내기를 해서
그랬다는 것이었다.
결과는 우리 부장의 판정승.

We can learn more from sorrow than from laughter.
웃음보다는 슬픔을 통하여 더 많은 것을 배울 수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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