일하며 느끼며

중국출장 : 북경(1)

평화 강명옥 2003. 7. 14. 11:08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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지금으로부터 꼭 10년 전 1993년 12월에 열흘 간의 중국 출장을 갔었다.
당시 해외출장은 일종의 특혜 비슷한 것으로 여겨져서 직원들이 돌아가며
다녀오던 때였는데 중국에 봉사단을 파견하기 전 사전답사 출장에 내 차례가
되었던 것이다.

열흘동안 북경, 청도, 상해를 방문하여 봉사단 파견협정을 마무리하고 단원을
파견할 기관들을 직접 방문하여 그 여건을 조사하는 것이 임무였다.
출장자는 부장과 나 둘이었고 북경까지 당시 고문이신 전 대사님과 함께
동행하게 되어 있었다.

출장 전날 전례대로 총재를 비롯한 간부들에게 출장 인사를 다녔다.
당시 관할부처에서 파견 나와 있던 총무이사실에 들렀을 때이다.
방에 들어서는 부장에게 총무이사께서 한 말씀 하셨다.
"여자랑 함께 출장 간다며? 조심해. 이 사람아.."
부장 뒤에 따라 들어간 나를 미처 보지 못하고 나온 말이었다.

즉시 열불이 난 나의 응답.
"저는 교회 집사입니다."

그러자 당황한 총무이사가 잠시 뜸을 두었다가 한 대답.
"집사 아니라 장로라도 탈이 나려면 나는 겁니다."

그렇게 셋이 떠난 출장은 공항에서 출국수속을 하는데 주로 부장이 나서서
하고 짐도 대사님과 내 것까지 챙기게 되었다.
"이런 것은 강대리가 해야되는데 말이야..."
일하는 데 있어서는 분명한 부장이 인상을 쓰며 말을 흐렸지만 어쩔 수 없었다.
내 덩치에 남자 직원처럼 출장가방들을 한꺼번에 들고 갈 수 없었으니까..

북경 공항에 도착하자 공관에서 과장이 나왔는데 부장보다 기수가 앞선 선배였다.
우리 일행이 뒷좌석에 앉고 과장이 기사 옆 좌석에 앉자 부장이 내게 지시를 했다.
"강대리가 앞좌석에 앉아야지요."
그러자 과장은 괜찮다며 손님들은 모두 뒤에 타라고 해서 일이 무마가 되었다.
사실 의전 상 산하기관의 직원인 내가 앞좌석에 앉는 것이 맞는 일이기는 했다.

(후일담) 부장은 내게 이번 출장 차례인데 가겠느냐고 내 의사를 확인했었다.
당연히 가야된다고 생각했던 나와는 달리 부장은 둘이 가는 출장이라 안 갈
수도 있을 것이라고 생각했었단다.
그리고 자신이 편하려면 남자직원과 가야하는데 일은 공평하게 처리해야 된다는
생각에서 진행시켰다고...

We must adjust our lives to the Bible- never the Bible to our lives.
우리의 삶을 성경에 맞추어야 하며 결코 성경을 우리 삶에 맞추어서는 안 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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