살아가노라니

선물

평화 강명옥 2003. 9. 5. 15:0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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얼마 전에 직원 부인이 집에 인사를 왔다.
오전에 왔는데 손에 커다란 접시를 들었고 보니 녹두와 호박을 얹어 직접 만든
떡이었다.
뜨뜻한 떡을 받으며 손수 만들어 식기 전에 들고 온 부인이 새삼 다시 보였고
그 정성 때문에 고맙기도 했다.
그 떡과 더불어 받은 또 다른 선물은 향내가 나는 큰 장식초 두 개였다.
그 다음날이 마침 남편 생일이어서 생일 상에 떡과 초가 올려졌다.

값으로 치자면 그리 비싼 것들이 아니었지만 노란 녹두떡에 맞춰 노란 장식초를
함께 선물한 센스에도 감탄을 했다.
그리고는 그 부인은 이제 중국어를 배워야 하는 나를 위해 우리 집에서 가까운
중국어학원을 알아보고 통증 때문에 고생하는 것을 알고는 안마를 잘 하는 곳에
대해 알아 본 뒤 전화로 알려왔다.

선물을 받고 난 며칠 후 부인들 모임이 있었는데 대부분 처음 보는 사람들 틈에서
그 부인이 눈에 띄고 친숙하게 느껴지는 것이었다.
아마도 이렇기 때문에 조직사회에서 부인들이 상사의 부인들을 찾아 인사를 하는
것이리라 싶었다.

결혼 후 명절 때면 참 많은 선물이 들어왔고 그것들은 양가 친척들에게로 갔다.
처음 선물을 받은 날 고민을 많이 했었는데 보통 선물이 단가가 그리 높지 않은
차, 멸치 등의 먹거리들이라 편하게 받기로 했던 기억이 있다.
그보다 약간 단가가 높은 것들은 정말 가까운 친구와 친지들이 보낸 것이라 마음에
부담이 없었다.
남편이나 나나 물리치는 것이 야박하게 보여 선물을 받기는 했지만 그로 인해
일에 어떤 영향이 갔다던가 하는 일은 전혀 없었다고 자신할 수 있다.

그리고 몇 년 후 선물이 들어오는 것이 줄기 시작했고 다시 공무원이 되었을
때에는 선물이 완전히 끊겼다.
그것으로 나로서는 재상집 개가 죽으면 문상객이 넘쳐나도 재상이 죽으면 아무도
없다는 세상 인심을 실감할 수가 있었다.

넘치지 않아서 주는 사람도 부담 없고 받는 사람도 부담 없는 선물이 가장 적절
한 것 같다.
넘치면 그것은 뇌물이 되고 결국은 양쪽에 다 큰 피해가 온다는 것을 정권이 바뀔
때마다 구속되는 전임권력자들을 통해 보게 된다.
비록 그 뇌물이 '뇌물은 임자의 보기에 보석 같은즉 어디로 향하든지 형통케
하느니라(잠언 17:8)'라는 말씀처럼 초기에는 만사를 해결해주는 듯이 보여도...

나는 누구에게 넘치지 않으면서 감동을 줄만큼 인상깊은 선물을 한 적이 있던가?
추석선물에 관한 기사가 빈번하게 나는 뉴스 기사들을 보면서 잠시 생각을
해보았다.


We're members of God's family,
We're children of the King;
Because we've put our faith in Christ,
To us He'll always cling. - Sper
우리는 하나님의 가족이고
우리는 왕의 자녀라.
우리가 그리스도를 영접했기 때문에
우리를 항상 붙드시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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