살아가노라니

겉보기 멀쩡한 것에 감사

평화 강명옥 2003. 9. 14. 01:19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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여기 오는 것이 몸이 아파 몇 달씩 미뤄졌다는 것이 알려져 있는 상황이라 모임에
갈 때마다 인사를 많이 받는다.
'이제 몸이 좀 어떠냐? 다 나았느냐?'는 것이 주인사인데 아직 시원한 대답을
못하고 있다.

여전히 밤이면 여기저기가 쑤시고 저리고 아파서 잠자면서도 통증을 느껴 잠자리가
편하지 못하다.
그리고 며칠 반짝 하다가는 또 하루에 열 대 여섯시간을 자야 조금 기운이
나기도 하고...
매일 아침저녁이면 감기기운으로 재채기, 기침을 해대기 바쁘고...

속이야 성한 곳이 별로 없는데 겉보기는 멀쩡한 것이 나다.
그러다 보니 내가 끙끙대며 힘들어하고 아파하는 것은 가족만이 느낄 수가 있다.

낮의 모임에서야 겉보기 괜찮아 보이고 말하는 거 무리 없이 하고 병자 티가 안 난다.
그러자 '어떠냐'는 물음에 이어 바로 이어지는 말이 '괜찮아 보이시는데요'이다.
그렇게 이야기하는데 아직도 여기저기가 어떻게 아프고 힘들다는 답을 한다는 것이
참 어떤 면으로는 민망할 때가 많다.

그럼에도 한편으로는 이 겉보기 멀쩡한 것이 감사하다.
그리고 마음먹은 대로 씩씩하게 생활하지는 못해도 일상 생활을 조심해가며 할 수 있고
늘상 누워있지 않은 것만으로도 감사하다.
적어도 사람들이 나를 대하면서 겉보기 멀쩡한 것으로 인해 그다지 불편해 하지
않는 것에 대해서도 감사하다.
걷고 사우나하고 요가하면서 조금씩 나아지는 것에 대해서도 감사하다.
내가 겉보기는 멀쩡해도 시원치 않다는 것에 대해 이해하고 여러 가지 배려를 해주는
주위 사람들에 대해서도 감사하다.
그리고 이렇게 숨을 쉬며 살아 있다는 것에 대해 감사하다.

Lord, teach me how to love and work,
That everything I do
May be to someone in its turn
A service good and true. ? Anon
주님, 어떻게 사랑하고 일해야 하는지 가르쳐주셔서
내가 하는 모든 일이
때가되면 누군가에게
선하고 진실한 봉사가 되게 하소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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