일하며 느끼며

중국출장 : 청도

평화 강명옥 2003. 10. 3. 02:59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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노대사님의 일정은 북경에서 바로 상해로 가는 것이어서 나는 부장과 함께 다음
예정지인 청도로 향했다.
도착해보니 공관에서 전화로 예약을 해두었던 호텔이 분위기나 시설이 엉망인
곳이라 거기서 며칠 지내기는 어렵다고 판단한 부장이 다른 곳으로 옮기자고 하였다.
그래서 처음 간 도시에서 한밤중에 이곳 저곳을 다니다가 적절한 호텔을
찾아서 짐을 옮겼다.

그 다음날부터 며칠 동안 그 지역 외사과 직원의 도움을 받아 낮에는 기관방문으로
매우 바쁘게 지냈다.
방문한 기관 사람들이 영어를 할 수 있는 경우도 있고 못하는 경우도 있어서
실무자인 내가 질문하고 답해야 하는 협의를 중국어를 잘하는 부장이 할 수밖에 없었다.

첫날 저녁 그 지역 기관장이 초청한 만찬에 참석했다.
참석한 사람들 중에 공산당 간부가 함께 하였는데 여성이었는데 표정부터 옷차림까지 소박했다.
나로서는 공산당원과 같은 자리에 있는 다는 것이 참 낯설었다.
푸짐한 음식에 술이 나왔는데 내가 술을 먹지 않는 것에 대해 종교 이야기를
했더니 이해하는 분위기였다.

대개 기관방문이 끝나고 공식저녁 만찬이 있던 날은 빼고 부장과 둘이서 저녁을
먹게 되었다.
역시 식당에 가는 것부터 음식 주문하는 것 일체를 부장이 하게 되었는데 부장 왈,
"저 식당 직원은 내가 주문하는 것으로 봐서 내가 강대리 부하직원인줄 알 거요."

중국에서는 저녁식사가 일러서 천천히 먹고 나도 여섯시가 조금 넘을 정도였다.
저녁을 먹고는 어디 둘러볼 생각도 없이 바로 엘리베이터 앞에서 인사를 하고
헤어졌다.
나는 주로 가져간 성경을 읽는 것으로 저녁 시간을 보냈다.

(후일담) 부장은 나하고 엘리베이터 앞에서 헤어져서는 호텔 라운지에 있는
노래할 수 있는 곳에 가서 매일 밤 혼자 노래를 했다고 한다.
이틀 연속해서 혼자 가니 얼굴을 알아본 여직원들이 웃었다고 한다.
차마 나한테 일이 끝난 시간에 같이 맥주 한잔하자는 이야기를 청할 수 없었다고
한다.
보기만 하면 하나님 이야기를 하고 교회 나가라, 신우회 모임에 들어오라고 하는
내 얼굴을 볼 때 도저히 말을 꺼낼 자신이 없었다고...


Our earthly sight is limited,
The future we can't see;
Let come what may, one thing we know:
Our God will faithful be. - Hess
우리의 제한된 시력으로는
미래를 볼 수가 없네.
하지만 무슨 일이 닥치건, 우리가 아는 한 가지는
우리 하나님은 신실하시다는 것.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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