다림질

중국에 도착한 후 그동안 집안 청소 및 다림질을 아파트에 있는 keeping house에
요청해서 해결했다는 것을 알았다.

남편의 것에 관한 한 내가 모든 것을 직접 해야한다고 생각하고 있었기 때문에
처음에는 청소부터 모든 집안 일을 직접 했다.
그러나 몇 개월을 내내 누워 있으면서 앓다 온 터라 무리한 일이라는 것을 깨닫고
keeping house에서 파견된 소녀들의 힘을 빌렸다.

처음에는 청소만 시키다가 다음에는 다림질을 시켰는데 그것이 상당히 편하다는
것을 알게되었다.
그렇게 다림질을 맡긴 것이 두어 번 있었을까 어느 날 아침 남편이 한 마디 하였다.
"다림질은 직접 해준다면서?"
"그것이 말이에요. 하다보니..."

그리고 나서 다림질을 다시 시작하였다.
남편의 말이 내게는 내 손으로 다려준 옷을 입고 싶다는 것으로 들렸기 때문이다.
하긴 내가 몸이 아프다고는 하지만 다른 바깥일을 하는 것도 아닌데 남편의 와이셔츠를
다릴 힘과 시간이 없지는 않으니까.

와이셔츠를 다리는 것도 결혼 후에 남편에게 배운 것 중의 하나이다.
그러고 보니 김치찌개, 미역국 끓이기까지 포함해서 생활하는데 필요한 것은
남편으로부터 많이 배웠다.
한 때 진지하게 요리학원을 다닐 생각도 해보았고 요리 책을 들여다보던 때도
있었지만 그럴 시간 있으면 책이나 더 보라는 남편의 말에 따라서 요리를 포함한
살림솜씨는 결혼 초나 지금이나 별반 달라진 것이 없다.

그래서인지 아니면 워낙 바쁘게 사는 것처럼 보여서인지 직장에서나 교회에서나
내가 밥하고 반찬 만드는 이야기를 하면 깜짝 놀라는 사람들이 많았다.
내가 부엌에서 일하는 모습이 잘 상상이 가지 않는 다면서 당연히 집안 일을 해주는
사람이 있는 줄 알았단다.
하긴 나도 결혼 전까지 내 손으로 밥해먹고 살리라고는 생각지도 못했으니...

밖에서 일로 좋은 요리를 먹을 기회가 많은 남편이 어쩌다가 내가 만든 김치찌개를
연신 맛있다고 하며 과식하는 것을 걱정하면서도 많이 먹는 것을 보면 그런 생각이 든다.
'우리는 어쩔 수 없는 영원한 신혼부부구나...'

그런 남편의 모습을 보면서 주위 사람들이 다 두고 있는 아줌마를 우리 집에 둔다는
생각을 할 수가 없다.

다 내 복이다.


We all need salvation, whether we're nice or not.
착한 사람이든 아니든 구원은 누구에게나 필요하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