중국 이야기

중국 소녀들 (중국)

평화 강명옥 2003. 10. 24. 01:2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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내가 살고 아파트는 최근에 지은 것이라 비교적 여러 가지 시설이 잘되어 있다. 특히 keeping house를 운영해서 그다지 많은 일손이 필요하지 않은 사람들이 잠깐 잠깐 이용하기 편하게 되어 있다.

나 같은 경우 다른 살림은 내가 하면서 집안청소만 가끔씩 불러서 시키는데 보통 두 명을 부르면 두시간 반정도 걸려 청소를 끝낸다. 온 집안을 쓸고 닦고 하는데 그렇게 시간이 걸린다.

한 명당 1시간 부르면 10위엔(1500원)이다. 그러나 1000위엔(150,000원)을 선불로 내면 시간당 8위엔(1200원)으로 할인해준다. 보통 다른 집들처럼 아줌마를 쓰면 한 달에 1200위엔(180000원)을 주고 온갖 집안 일과 심부름을 시킬 수 있지만 그다지 어질러 놓는 사람도 없고 집안 일이라고 해도 많지를 않아서 keeping house를 이용하고 있다.

일하러 오는 사람들이 대부분 소녀들이다. 나이를 물어보지 않아 잘 모르지만 많아야 18세를 넘겼을까 싶게 보기에도 여리고 자그마한 아이들이다. 그런 소녀들이 24시간 대기하고 있다가 부르면 언제든지 와서 집안 일을 해주는 것이다.

언제 봐도 늘 수줍은 미소로 인사를 하고 능숙하지만 열심히 청소를 하는 모습을 보면 애처롭다는 생각이 들 때가 많다. 한 아이 낳기로 인해 왕자와 공주로 자란다는 중국에서 집안 형편이 여의치 않아 직업 전선에 나선 아이들이다. 그렇지만 얼마나 기특하게 보이는지... 쉬운 길을 택하지 않고 단순하지만 성실하게 노력해서 버는 일을 택한 아이들이다.

우리도 한창 경제가 어려운 시절 많은 소녀들이 공장 직공으로 버스 차장으로 그리고 각종 힘든 작업장에서 일을 하던 때가 있었다. 우리 경제 발전의 기초가 그들의 저임금 때문이었다는 것을 지금은 강의실에서나 한 줄 설명으로 읽기는 하지만...

소녀들이 청소를 끝내고 나면 집에 있는 과일을 몇 개씩 싸줄 때가 있다.어떨 때는 싸주는 과일 값이 그 날 일한 수고비보다 많을 때가 있기도 하다. 극구 사양하다가 얼굴이 빨개지면서 인사하며 가는 소녀들을 볼 때마다 저 아이들이 세상의 어두운 모습보다는 밝은 모습을 많이 보며 적극적인 삶을 살기를 기도해본다.

Speak to us, Lord, till shamed by Thy great giving,
Our hands unclasp to set our treasures free;
Our wills, our love, our dear ones, our possessions
All gladly yielded, gracious Lord, to Thee. - Anon
주님, 당신의 크신 베풂으로 인해 부끄러워져서
우리의 손이 재물을 스스로 내려놓을 때까지 말씀하소서.
우리의 의지, 사랑, 아끼는 이들, 우리의 소유물들
이 모든 것을 자비로우신 주님 당신께 즐거이 내어놓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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