살아가노라니

내리 사랑

평화 강명옥 2005. 11. 6. 16:56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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저녁 시간에 핸드폰이 울렸다. 받아보니  남편의 예전 상사였다. 남편이 음악을 듣느라고 헤드폰을 끼고 있어서 진동을 해놓은 핸드폰을 받지 못하자 내게 하셨던 것이다.   

 

그 분은 남편이 사회에 진출한 이후 지금까지 25년간을 아들처럼 챙겨주시는 분이다. 함께 일하던 시절에는 다른 사람들이 놀랄 만큼 파격적으로 남편을 지원하셨고 그 이후에도 늘 격려해주신다. 지금은 은퇴하시고 대학교수님으로, 고향의 요청에 의한 체육경기 세계유치단장님으로, 교육사업으로 쉴 틈없이 바쁘신데도 불구하고 늘 관심을 가져주신다.            

 

전화통화를 끝낸 남편이 외출준비를 하란다. 지금 사무실에 계시는데 시간이  괜찮으면 9시까지 댁으로 케익 먹으러 오라고 하셨다는 것이다. 그다지 거리가 멀지 않아서 시간을 맞춰서 갔다. 반갑게 맞아주시는 사모님이 케익과 차를 내오셨고 그렇게 두 분을 모시고 하는 대화가 이어졌다.

 

현직에 계실 때 있었던 여러가지 에피소드와  지금 돌아가는 사회이야기를 열심히 듣고 또 이야기 하다보니 그만  자정을 넘겨버렸고 그리고도 30분이 더 지나서야 아쉬운 마음을 뒤로 한 채 댁에서 나왔다. 나오는데 우리 주시려고 케익을 두 개 사셨다며 예쁘게 포장된 케익을 건네주셨다.

 

여러 말씀을 듣는 가운데 오랜기간 공직에 계시는 동안 국가와 사회를 위한 생각으로 일관되게 일해 오셨다는 것과 아랫 사람들을 형식적인 것이 아니라 정말 사랑으로 대해오셨다는 것을 새삼 느끼게 되었다.

 

점심을 먹고 늦은 저녁을 먹기 전에 댁을 찾아뵙게 되어서 조금 속이 허전했던 우리는 댁에서 나와 그 늦은 시간에 불이 켜져 있던 근처 치킨집에 들어가 치킨을 시켜놓고 멈추어진 대화를 둘이 이어나갔다.

 

올해 칠순이신 그 분은 사회에 진출하신지 50년이 되는 이년 후에는 모든 활동을 접으시고 사모님과 손잡고 사모님이 가고 싶으신 곳을 가시고 하고 싶으신 것을 함께 하시겠다는 말씀을 하셨는데 아직도 너무 바쁘신 것이 사모님께 무척 미안하신 듯 했다. 

 

아직도 우리가 안부전화를 드리는 일보다 먼저 전화하시는 일이 더 많은 두 분이 더욱 건강하시고 뜻하신 일들이 잘 이루어지기를 기도하며 비가 온 덕인지 더욱 상쾌해진 밤 길을 느끼며 돌아왔다. 일면 죄송한 마음도 들면서 내리사랑은 나이 먹어도 어쩔 수 없는가보다 하는 핑계아닌 핑계를 떠올리며...

 

 

Good exercise for the heart : Reach out and help your neighbor.

 마음을 다하여 당신의 이웃에 도움의 손길을 펴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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