살아가노라니

다방커피

평화 강명옥 2005. 11. 19. 00:17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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요즘 청강을 다니면서 커피 마시는 것이 늘었다. 세시간 또는 여섯시간 동안 강의를 듣다 보면 잠깐 잠깐 쉬는 시간에 자동적으로 커피에 손이 간다. 녹차,  둥글레차, 홍차에 코코아까지 준비되어있지만 거의 커피를 택하게 된다. 커피와 프림과 설탕이 혼합되어 있는 일회용 소위 '다방커피'이다.

 

언제부터 프림과 설탕을 넣은 커피가 다방커피로 불렸는지는 모르겠다. 그러나 원두커피를 내려서 아무 것도 안 넣고 물처럼 마시는 것이 더 커피에 고급취향적(?) 또는 전문적(?)인 커피기호로 느껴지고 몽땅 넣는 것은 어딘가 예전 다방처럼 촌스러운(?) 것처럼 느끼는 것이 어느 한 사람만의 생각은 아닌 것 같다. 그래서 자판기 앞에서 또는 커피 대접을 받을 때 흔히들 웃으며 '다방커피요!' 하는 것이 그냥 자연스럽게 보이는 것이 아닌가 싶다.         


어쩌다 한 번씩 마시는 것을 제외하고는 커피를 싫어하지도 좋아하지도 않았던 내게 커피는 관심 밖의 것이었었다. 그러다가 대학원에 들어갔을 때 기숙사에서 지내게 된다고 하자 후배가 무엇보다 제일 필요할 것이라며 상당한 양의 커피세트를 선물을 해준 적이 있다. 과연 후배의 선견지명대로 밤늦게 공부를 하거나 페이퍼를 작성할 때 커피는 없어서는 안될 것이 되어버렸고 많이 마실 때는 10잔에 가깝게 마시곤 했다.

 

졸업 이후 사회생활을 하면서는 자연스럽게 마시는 양이 줄어서 하루 한 두 잔으로 줄었는데 무엇보다도 오후 늦게 마시면 잠을 잘 못 자는 증세가 나타나고서부터였다. 그러나 역시 다시 공부를 시작하고부터 조금씩 늘었는데 요즘 특히 많이 는 셈이다. 집에 있을 때에도 마시게 되는데 커피와 프림, 설탕이 있지만 내가 마시는 것은 일회용커피로 아예 150개들이를 사다 놓았다.

 

'다방' 보다는 '찻집'이 그리고 '찻집'보다는 '커피숍'이 더 현대적이고 세련되게 느껴지는 것은 아무래도 그 이름이 나타난 시대가 보여지기 때문인 듯 싶다.  노래방, 찜질방, 머리방 등등 끊임없이 그 효용성에 따라 부쳐지는 각 종 '방'의 선구자격인 '다방'이란 이름을 붙인 찻집은 요즘 통 볼 수가 없는데 정작 많이 마시는 커피에 붙여져 그 명맥이 이어져 가는 것이 생각해보면 재미있기도 하다.     

 

오늘도 '다방커피'가 맛있다는 것을 느끼는 가운데 하루가 지나가고 있다.


 
Don't let tragedy steal your trust in God.
 비극이 하나님에 대한 신뢰를 빼앗아가지 않게 하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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