사회에 대하여

상처 입은 용(龍)

평화 강명옥 2005. 11. 10. 00:04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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늦게 청강을 하고 돌아오는 버스 안에서 잠깐 음악 방송 중에 윤이상 선생에 대한 이야기가 나오는 것을 들었다. 평소 독일의 소설가 루이제 린저가 선생을 '상처 입은 용'이라고 불렀다는데 그것은 선생의 어머니가 용이 상처를 입고 승천을 하지 못하는 태몽을 꾸고 선생을 낳았다는데서 기인했다는 것이었다.

 

선생의 태몽처럼 이념적인 상처를 입은 채 외국에서 세계적으로 뛰어난 작곡가로 이름을 날리면서도 고향에는 돌아올 수 없었던 선생의 일생이 이제는 어느 쪽에서도 따뜻한 빛을 받으며 다시 재조명되고 피어나고 있다고 한다.

 

지난 11월 3일 선생의 서거 10주기를 맞아 <윤이상평화재단>과 <통영국제음악제>가 주관하는 기념행사가 남과 북을 오가며 진행되었고 1997년에 창단된 <윤이상 앙상블>이 평양, 파주, 베이징 등에서 공연을 하였다. 그리고 선생의 삶과 역경을 담은 영화가 제작될 예정이라고 한다.

 

1917년 경남 충무에서 태어난 선생은 17세에 일본에 유학하여 음악에 대해 공부하였고 무장독립운동을 하려다 1943년에는 체포되었었으며 해방 후 고아들을 보살폈다. 음악교사 및 대학 강사로 활동하다가 1956년 파리음악원으로 유학을 떠났고 이후 서베를린음악대학에서도 공부하였다고 한다.

 

독일에서 <낙양>(1961년), 관현악곡 <바라>(1962), <오, 연꽃 속의 진주여!>(1965) 등을 작곡하는 등 활발한 활동을 하던 중 동베를린간첩단 사건으로 1967년 임의동행형식으로 귀국하여 재판을 받고 무기징역을 선고받고 복역하던 중에 동료음악가. 교수들의 항의와 독일 정부의 도움으로 감형되었다가 석방되었다.           
 
선생은 이후 독일 국적을 취득하였고 <나비의 미망인>(1967), 오페라 <요정의 사랑>(1969), <광주여 영원히>(1981), <예악>,<무악>,<무궁동>(1986), <나의 땅 나의 민족이여>(1987) 등을 작곡하였다. 선생의 작품은 중국, 한국의 궁중음악과 불교, 도교의 신화적 소재가 주를 이루었으며 독일에서 킬 문화상, 독일연방공화국대공로훈장, 괴테메달 등의 상을 받았고 '현존하는 유럽의 5대 작곡가'로 꼽혀왔다.

 

한반도 분단이라는 비극으로 인한 상처야 우리 민족 전체가 입은 것이지만 선생처럼 우리 민족의 뛰어난 음악성과 실력을 세상에 떨치고도 정작 고향에는 오지도 못하고 인정도 받지못한 채로 살아야 했던 선생에게는 그것이 더 한이 크고 비극적이었을 것이라는 생각이 든다.

 

이제 선생은 하늘 나라에서 평생을 입은 상처를 치유하였을까?

 

God sometimes puts us in the dark to show us that Jesus is the light.
 예수님이 빛이신 것을 보여주기 위하여 어떤 때는 하나님께서 우리를 어둠 속에 두기도 하신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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